[N포커스] 20세기 라파엘라, 21세기 차지연...치명적인 '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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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커스] 20세기 라파엘라, 21세기 차지연...치명적인 '뮤즈'

뉴스컬처 2026-04-24 15:50:03 신고

뮤지컬 '렘피카' 차지연. 사진=놀유니버스
뮤지컬 '렘피카' 차지연. 사진=놀유니버스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20세기 미술계를 뒤흔든 타마라 드 렘피카의 여러 작품 중 '라파엘라'를 모델로 한 그림들은 상당히 관능적이다. 특히 '아름다운 라파엘라'는 획기적이다. 남자의 눈에 담긴 누드가 아니다. 여성이 사랑하는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그려진 그림으로, 과감한 포즈와 시선 처리를 보면 라파엘라가 얼마나 치명적이 인물이었는지 알 수 있다.

'라파엘라'는 시대와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자 자신의 욕망에 가장 솔직한 여성이었다.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에 거대한 파동을 일으킨, 그녀가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도록 이끈 뮤즈였다.

올해 한국 초연으로 뮤지컬 무대를 뜨겁게 달군 작품이 있다. 아르데코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과 예술, 사랑을 담아낸 공연 '렘피카'다. 김선영, 박혜나, 정선아, 차지연, 린아, 손승연, 김호영, 조형균, 최정원, 김혜미 등 최정상급 배우들의 열연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절친'이면서 뮤지컬 계 양대 산맥으로 불릴 만큼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정선아-차지연이 맞붙는 한 장면 한 장면이 '예술'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사진=차지연 SNS
사진=차지연 SNS

극 중 렘피카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라파엘라에게 첫 눈에 반해 자신의 모델이 될 것을 제안한다. '라파엘라' 차지현이 화려한 자태로 등장, 자동차 위에서 자유롭게 노래하는 첫 넘버 'don't bet your heart'에서부터 극 중 타마라 드 렘키카는 물론 객석을 메운 모든 관객이 단숨에 그녀에게 매료된다.

남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렸던 엠피카가 왜 그녀에게 빠져들었는지, 차지연은 오롯이 몸짓과 목소리만으로 모두를 설득 시킨다.

차지연은 '렘피카' 무대 내내 대담하고도 섹시한 포즈와 강렬한 눈빛으로 치명적인 뮤즈의 매력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사진=뮤지컬 '서편제' 차지연.
사진=뮤지컬 '서편제' 차지연.

현실에서의 차지연은 '절친' 정선아가 20년 넘게 '뮤지컬' 한 우물만 판 것과 달리,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자신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차지연은 어려서부터 '북'을 쳤다. 외조부가 대전무형문화재 17호 송원 박오용이다. 그를 따라다니며 10년 가까이 고수를 경험 했다고 한다. 가난 했던 어린 시절, 동네 곳곳에서 열리는 노래자랑에 나가 1등 상품을 생활비에 보탤 정도로 노래실력도 남달랐다.

서울예대에 장학생으로 합격했지만 생활고로 중퇴했고, 가수 준비 중에 소속사 분쟁이 생겨 데뷔도 물거품이 됐다. 이후 은행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던 그는 2006년 뮤지컬 '라이온 킹'으로 데뷔, 마침내 차지연의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지 않아 타고난 가창력부터 독보적인 무대 장악력, 섬세한 연기력으로 수많은 관객을 자신에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마치 렘피카가 라파엘라에 빠졌던 것처럼, 그는 무대에서 치명적인 매력으로 '전율'을 일으키고 감동과 여운을 안겼다.

'선덕여왕' '서편제' 무대에 처음 선 2010년 한국뮤지컬 대상 여우 신인상을 수상 했고, 이듬해 제5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데뷔 4년 만에 뮤지컬계를 평정한 것이다.

차지연은 당시 시상식에서 "꿈도 미래도 포기했던 시절,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 뮤지컬 무대가 나를 다시 살게 해줬다. 부족한 신인을 믿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뮤지컬 배우 차지연. 사진=김규빈 기자
뮤지컬 배우 차지연. 사진=김규빈 기자

국악 집안에서 자란 그는 깊이 있는 판소리 내공부터 탄탄한 뮤지컬 경력을 더해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다채로운 매체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최근에는 트로트 장르에 도전, '현역가왕3'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또 다른 영역을 평정했다. 매사에 열정적이었고, 도전적이었던 그가 이룬 커다란 성과 중 하나가 됐다.

차지연은 지금 이 순간, 누군가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뮤즈다. 20세기 라파엘라처럼 말이다. 그는 앞으로도 뮤지컬, 드라마, 영화부터 가수 무대까지 다채로운 장르에서 한계 없는 도전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는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대상이 생기면 그 순간만큼은 그 무엇보다도 뜨겁게 사랑한다는 점이, 라파엘라와 닮은 것 같다"고.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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