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계엄 '본류' 사건과 맞물린 외환 성격 사건에서 전시상황 조성 시도를 정면으로 문제 삼은 것이다.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이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25년을 각각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을 "국군통수권자와 국방부 장관 등이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조성하기 위해 한반도에 전시 상황을 만들려 한 반국가·반국민적 범죄"라고 규정했다. 이어 "실제 국가안보에 대한 위해가 발생하고 군사상 이익이 심히 저해됐으며 국가적 혼란과 군기 문란이 초래됐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군통수권자로서 범행을 주도한 점이, 김 전 장관에 대해서는 계엄 모의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에 관여한 점이 각각 구형에 반영됐다. 특검은 피고인들의 수사 및 재판 태도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평양 무인기 투입'이 단순 군사 작전을 넘어 비상계엄 명분을 만들기 위한 '북풍' 유도 시도였는지 여부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등이 2024년 10월께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수차례 투입하도록 지시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 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무인기 추락 과정에서 작전 및 전력 관련 군사 기밀이 유출된 점을 들어 일반이적 혐의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일반이적은 적과의 공모가 없더라도 군사상 이익을 해치거나 적국에 이익을 제공하면 성립하는 범죄다.
특검은 이 사건이 비상계엄과 이어지는 '전단계 범행'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에서 사형이, 김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에서 무기징역이 각각 구형된 점을 고려해 이번 구형량을 정했다는 설명이다.
관련 사건에서도 중형 구형이 이어지고 있다. 특검은 지난 10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징역 20년,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에게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날 결심공판은 군사상 기밀 등을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다만 선고공판은 헌법에 따라 공개로 열릴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1심 판단을 앞둔 마지막 절차를 마치면서, '계엄 명분 조성'과 '일반이적 성립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