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증발달장애인시설 색동원에서 시설장이 장애인들을 성폭행했다는 의혹(본보 2025년 9월25일자 인터넷판 등 연속보도) 관련, 검찰이 낸 피해진술보고서를 시설장 측이 인정하지 않자 법원이 현장검증에 나선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엄기표)는 24일 성폭력처벌법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으로 구속기소된 색동원시설장 A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A씨는 2012~2025년 색동원에서 장애인 3명을 성폭행하고, 2021년 또다른 장애인 1명을 폭행한 혐의다.
A씨 변호인은 이날 공판기일에서 검찰 공소항목 4개 가운데 폭행혐의 1개만을 인정하고 성폭행혐의 3개를 모두 부인했다. 성폭행혐의 3개 가운데 1개는 A씨가 당시 색동원에 없는 등 범행 불가하며, 2개는 특정시점이 불분명하다며 공소를 기각할 것을 주장했다.
특히 검찰이 낸 피해진술보고서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진술인들이 중증발달장애인으로 진술역량이 부족한 데다, 진술과정에서 특정방향으로 유도하려한 경향도 보인다는 입장이다. 이어 시설구조 및 근무형태를 보면 범행이 이뤄지기 어려움을 알 것이라며 현장검증을 요청했다.
이를 받아들인 법원은 5월15일 색동원에서 현장검증에 나선다. 검찰과 A씨 변호인, 색동원 직원들이 참석하며, 법원은 A씨 소환장도 보내지만 구치소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A씨 없이 진행한다. 현장검증은 여성장애인이 있던 3층에서 범행추정시각인 야간근무형태를 조성한 뒤, 범행가능여부를 확인한다. A씨 변호인이 범행 불가능을 설명한 뒤, 검찰이 이를 반박하는 순서로 이뤄진다.
법원은 이후 5월22일부터 공판기일에서 피해진술영상을 확인하는 한편, 진술분석가나 색동원 직원 등을 불러 증인신문을 한다. 피해자 출석은 추가피해를 고려해 향후 결정하며, 당장은 법원 양형조사관이 따로 피해자를 만나 이야기를 듣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A씨 변호인과 검찰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A씨 변호인은 “색동원 직원들이 조사받는 과정서 A씨와 공모했다는 압박을 받으며 진술했다”며 “향후 증인 출석 시 이들을 배려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한 직원은 거의 없었다”며 “어떤 부분이 압박에 의해 얻어낸 진술이냐”고 반박했다.
재판이 끝나고 장종인 색동원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아직 남성입소자들이 색동원 2층에 남아있는만큼 동선이 잘 분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법원이 양형조사관을 통해 피해자를 면담하나, 이들이 장애전문가가 아니어서 이해가 우려스럽다”며 “법원이 중증발달장애인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판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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