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첫발 뗀 박물관 향한 조언…'박종문물' 휘호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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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첫발 뗀 박물관 향한 조언…'박종문물' 휘호 첫 공개

연합뉴스 2026-04-24 13:32:48 신고

국립민속박물관, 개관 80주년 행사…소장품 84점 다룬 '민속예찬' 책 발간

2031년 '세종 신관' 준비 한창…경복궁 인근 '서울관 유지·보존' 의견도

오세창 필 '박종문물' 오세창 필 '박종문물'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1946년 당시 문화계 '큰 어른'이었던 위창 오세창(1864∼1953)은 민속학자 송석하(1904∼1948)에게 글을 써준다.

국립민족박물관이 1946년 4월 25일 개관하자, 이를 기념해 초대 관장에게 건넨 '선물'이었다.

위창 특유의 서체로 쓴 글은 '박종문물'(博綜文物). '박종'은 넓게 모아 뜻을 풀고 이치를 추구하는 일을 뜻한다.

동서고금의 다양한 문물을 널리 수집·연구해 그 이치를 탐구하고, 새로운 문화 창조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1947년 국립민족박물관 앞 기념사진 1947년 국립민족박물관 앞 기념사진

왼쪽이 당시 관장이었던 석남 송석하(1904∼1948) 선생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민속박물관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휘호가 처음으로 전시에 나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박물관 로비에서 선보이는 전시 '민속예찬: 국립민속박물관 80년'에서 '박종문물' 휘호를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박물관 관계자는 "국립민족박물관이 한국 문화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 여러 민족 문화를 아우르는 연구기관을 지향했던 비전과 맞닿아 있는 유물"이라고 소개했다.

오세창과 송석하, 국립민속박물관을 잇는 이 유물은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했다.

1949년 국립민족박물관 직제문서 1949년 국립민족박물관 직제문서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50년 한국전쟁을 겪으며 국립민속박물관의 뿌리인 국립민족박물관이 국립박물관에 통합되면서 유물이 옮겨졌고,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박종문물' 휘호 실물이 수장고를 벗어나 관람객과 만나는 건 처음이다.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은 "해방 공간의 혼란한 시간 속에서 피어난 가녀린 문화의 새싹이 강건하게, 풍성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장 관장은 "문화 독립을 꿈꾸던 43세의 송석하 선생에게도, 한류의 바람이 전 세계를 감싸고 있는 2020년대의 우리에게도 깊은 가르침을 준다"고 강조했다.

한국민속관 전경 한국민속관 전경

[국가기록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물관은 이날 오후 열리는 기념식에서 '박종문물' 정신을 이어 '세계로 열린 창, 협력으로 잇는 길'이라는 미래 비전을 담은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

행사에서는 국립민족박물관에서 1966년 한국민속관, 1975년 한국민속박물관, 1979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국립민속박물관, 1992년 문화부 직속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이어진 과정과 성과를 돌아본다.

개관 80주년을 맞아 다양한 사업도 소개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큐레이터(유물을 수집·관리하고 전시를 기획하는 사람)가 소장품 84점과 맺은 인연과 이야기를 담은 책 '민속예찬: 큐레이터가 사랑한 민속품'을 펴낸다.

1975년 한국민속박물관 개관식 1975년 한국민속박물관 개관식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2월에는 박물관의 여정을 담은 '국립민속박물관 80년사'(가칭)를 발간하고, 아카이브 영상을 제작해 박물관의 변천사를 생생하게 전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세종시에 새 청사를 건립한 뒤 2031년 개관할 계획이다.

다만, 경복궁 인근에 자리한 지금 건물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박물관이 있는 터는 경복궁 선원전이 있었던 공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선원전은 역대 왕의 어진(御眞·임금의 초상화)을 봉안한 건물이다.

1993년 국립민속박물관 모습 1993년 국립민속박물관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속학계에서는 세종에 신관을 건립하더라도 서울관을 그대로 남겨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박물관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관람객은 총 228만6천215명이며, 이 중 외국인 관람객은 135만4천66명으로 국내 박물관 가운데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1986∼1994년, 1998∼2003년 두 차례 박물관을 이끈 이종철 전 관장은 최근 박물관 소식지 '민속소식'에 실린 인터뷰에서 "한국 방문 외국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서울 본관의 문화유산 지정 지원 (및)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1996년 열린 개관 50주년 기념 고유제 1996년 열린 개관 50주년 기념 고유제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전 관장은 "서울 경복궁 현 건물에는 '국립민속인류학박물관'을, 세종시에는 '세계어린이손자녀문화박물관'을 뿌리내리게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2003∼2006년 박물관장을 지낸 김홍남 전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과 더불어 한국 문화의 3대 축인 국립민속박물관은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관장은 "K-컬처가 꽃이라면, 우리의 민속과 전통은 뿌리이며 국립민속박물관은 '뿌리 깊은 나무'"라며 민속 문화 연구와 소장품 확보가 더욱 활성화하길 바랐다.

국립민속박물관 세종 조감도 국립민속박물관 세종 조감도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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