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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2 양성 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는 표적항암제 트라스투주맙의 심장 부작용이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배경과 관련해, ‘클론성 조혈증(CHIP)’이 하나의 설명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빈·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와 국내 환자 코호트, 동물실험을 결합해 클론성 조혈증과 트라스투주맙 관련 심독성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AMA Oncology에 온라인 게재됐다.
트라스투주맙은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 표준 치료로 사용되는 약제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좌심실 기능 저하나 심부전 등 심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안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암제 병용 여부 등이 주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치료 전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지표는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나이가 들수록 빈도가 증가하는 클론성 조혈증이 심독성과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영국 바이오뱅크 유방암 환자 1만5729명을 분석한 결과, 클론성 조혈증이 있으면서 트라스투주맙에 노출된 환자군에서 심부전 발생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났다. 기준군 대비 보정 하위분포 위험비(sHR)는 4.57(95% 신뢰구간 1.85~11.29)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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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에서 트라스투주맙 치료를 받은 환자 454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확인됐다. 2년 누적 심독성 발생률은 클론성 조혈증 양성군에서 15.7~20.9%로, 음성군(5.0~11.3%)보다 높았다. 다변량 경쟁 위험 분석에서도 클론성 조혈증이 포함된 모델에서 이러한 경향은 유지됐다.
동물실험에서도 같은 방향의 결과가 관찰됐다. 클론성 조혈증과 관련된 Tet2 유전자 결손 모델에서만 트라스투주맙 투여 후 좌심실 박출률(LVEF)이 약 4.2% 감소해 심장 수축 기능 저하가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항암제 부작용이 약물 자체뿐 아니라 환자의 생물학적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치료 전 또는 초기 단계에서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경우, 심독성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모니터링 전략을 조정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와 단일기관 환자군을 활용한 관찰 기반 코호트 분석과 전임상 실험을 결합한 형태로,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아니다. 클론성 조혈증이 고령 및 심혈관 위험과 연관된 상태라는 점에서 교란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검사 자체도 임상에서 표준적으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 연구 결과는 연관성을 제시한 수준으로, 향후 다기관 연구와 장기 추적을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