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을 이해 못하면 상담 신청하지 마세요” — 진입 장벽이 만드는 권위의 환상
새벽 3시, 좁은 방 책상 앞.
모니터 불빛에 의지해 인터넷 칼럼을 읽어 내려간다. 노트에 형광펜까지 쳐가며 밑줄을 긋는다. 스크롤을 내리다 굵은 글씨로 적힌 공지사항에 시선이 멈춘다.
“칼럼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상담을 신청하지 마세요.”
돈을 내겠다는데도 튕겨내는 고압적인 태도에 불쾌함 대신 묘한 안도감이 솟구친다. 이 사람들은 진짜 실력자라서 고객을 가려 받는구나 싶어 마음이 덜컥 조급해진다. 서둘러 결제 버튼을 찾게 된다.
까다로운 식당의 비밀
간판 없는 고급 식당을 떠올려보자.
예약은 한 달 치가 밀려 있고, 향수 금지에 대화는 소곤소곤하라는 규칙이 벽에 빼곡하다. 주방장은 손님이 회를 간장에 찍는 방식까지 지적하며 면박을 준다.
분위기에 압도당한 사람들은 맛이 평범해도 자기 미각을 먼저 의심한다. 비싸고 불친절하니까 대단한 철학이 담긴 음식일 거라고 착각하는 거다.
재회 업체가 진입 장벽을 높이는 이유도 식당 주방장의 속내와 다를 게 없다. 고객을 걸러내어 양질의 상담을 제공하려는 게 아니다. 시작부터 기선을 제압하고 주도권을 쥐려는 수작이다.
길들여지는 시간
상담 전부터 글을 달달 외우게 시키는 건 멘탈을 꺾어놓기 위한 밑작업이다.
“이해 못 하면 오지 마라”는 으름장은 내담자의 지적 허영심과 불안을 동시에 찌른다. 사람들은 바보 취급을 받기 싫어서 억지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의 난해하고 자의적인 이론을 수긍하는 순간, 두 사람의 관계는 완전히 뒤틀린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소비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관계가 스승과 제자로 돌변한다. 서비스를 비판하거나 의문을 제기할 권리를 스스로 반납하게 되는 거다.
실패를 떠넘기는 구조
이 기형적인 권위는 나중에 완벽한 방패막이가 된다.
비싼 돈을 주고 상담을 받았는데 전 연인에게 차단당했다고 치자. 업체는 환불은커녕 콧방귀를 뀐다. 칼럼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서 당신이 지침을 망쳤다며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처음에 “이해 못 한 네 잘못”이라고 단단히 못을 박아두었으니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억울하지만 반박할 힘도 잃은 내담자는 자신이 부족했다며 자책한다. 가스라이팅은 그렇게 완성된다.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둔 노트를 가만히 덮는다. 진짜 실력 있는 전문가는 벽을 높게 쳐두고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을 시험하지 않는다. 어려운 마음을 쉬운 말로 풀어주며 기댈 틈을 내어줄 뿐이다.
뻣뻣한 태도로 복종을 요구하는 글귀 앞에서는 지갑을 닫고 돌아서는 게 맞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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