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국내 자동차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혼다코리아는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을 끝으로 대한민국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2004년 국내 시장 진출 이후 20여 년 만의 전략적 철수로, 수입차 시장 구조 변화와 전동화 전환 흐름 속에서 내려진 결단이라는 점에서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혼다코리아 이지홍 대표는 “한국 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와 환율 변동 등 사업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장기간 검토를 이어왔다”며 “중장기적인 경쟁력 유지와 강화를 위해 경영 자원을 핵심 영역에 집중하고 사업 구조를 최적화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결코 쉬운 판단은 아니었다”고 아쉬워 했다.
혼다코리아는 2004년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 이후 약 10만8599대를 판매하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특히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연간 판매 1만 대를 돌파하는 이른바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전동화 전환 가속과 글로벌 브랜드 간 경쟁 심화 속에서 시장 내 입지가 점차 약화됐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구조 변화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혼다코리아는 온라인 판매 도입, 고객 체험 공간 확대, 안전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지만 급격히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비용 부담을 동시에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단순한 판매 부진을 넘어 내연기관 중심 라인업과 전동화 대응 속도 간의 간극이 구조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자동차 판매는 종료되지만 기존 고객에 대한 지원은 지속된다. 이 대표는 “판매 사업 종료 이후에도 차량 유지관리 서비스와 부품 공급, 보증 대응 등 고객이 안심하고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며 “그동안 혼다 자동차를 이용해주신 고객과 딜러, 관계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끝까지 성실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딜러 및 협력사와의 관계 역시 단계적으로 정리된다. 혼다 측은 향후 일정과 절차를 충분히 협의해 영향을 최소화하고 기존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협력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이륜차 사업은 더욱 강화된다. 혼다코리아는 2001년 모터사이클 사업으로 국내에 진출해 현재까지 약 42만6000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에는 경기도 이천에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를 설립해 안전 운전과 자가 정비 교육을 확대하는 등 브랜드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이 대표는 “모터사이클 사업은 향후 혼다코리아의 핵심 축으로 지속 확대할 것”이라며 “상품 경쟁력과 고객 서비스,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해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한 시대를 이끌었던 브랜드의 철수는 단순한 사업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혼다코리아의 이번 결정은 전동화 전환과 시장 재편이라는 흐름 속에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남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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