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간부 14명이 집회와 민원 제기를 빌미로 4년간 1억 5000만 원을 갈취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집회 열겠다"는 협박 한마디로 건설현장을 멈추고, 4년간 1억 5000만 원을 뜯어낸 노조 간부 14명이 법정에 섰다.
창원지방법원 형사2단독 정지은 부장판사는 23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지역 건설노조 본부장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노조 간부 13명에게는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이 선고됐다.
A씨 등 14명은 2019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부산·경남·울산 지역 공사 현장을 무대로 삼았다. 이들이 쓴 수법은 단순했다. 건설업체를 찾아가 "집회를 열거나 공사 관련 민원을 제기해 공사를 지연시키겠다"고 협박한 뒤,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거나 금품을 요구했다.
노조 전임비 등 각종 명목으로 업체 한 곳에서 최대 5000만 원을 뜯어냈고, 피해 건설업체들로부터 갈취한 금액은 총 약 1억5000만 원에 달했다.
공사는 실제로 장기화됐고, 건설업체들은 불필요한 비용을 떠안았다. 재판부는 그 피해가 결국 일반 시민에게 전가됐다고 봤다.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노조 활동을 빌미로 건설회사들로부터 금원을 갈취했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각 공사가 장기화되고 건설회사에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게 하면서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시민들이 입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조합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야기하는 등 사회적 폐해가 커서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대체로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일부 건설사들과는 합의하거나 피해금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각각의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형량을 달리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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