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는 오르는데 분양가는 묶인다…상한제가 키운 ‘로또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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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는 오르는데 분양가는 묶인다…상한제가 키운 ‘로또 청약’

직썰 2026-04-23 00:00:00 신고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부동산 모습. [임나래 기자]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부동산 모습. [임나래 기자]

[직썰 / 임나래 기자] 서울 청약 시장 경쟁률이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수백 대 1’을 넘어 ‘1000대 1’ 경쟁률까지 등장하며, 당첨선은 사실상 만점에 육박하고 있다. 자금 장벽까지 높아 청약이 더 이상 ‘내 집 마련’의 통로가 아닌 ‘선별된 기회 경쟁’으로 변질되고 있는 셈이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주택채권입찰제’ 역시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에게 유리하다. 공사비와 집값은 치솟고 있지만, 분양가상한제(분상제)는 시세와의 격차를 키우며 이른바 ‘로또 청약’을 부추기고 있다.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한 정책적 재검토가 시급하다.

◇‘1099.1대 1’ 역대 최고 경쟁률…서울 청약 ‘광풍’

서울 핵심지 청약 시장에 ‘광풍’이 불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오티에르 반포’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이 ‘710.2대 1’을 기록했고, 강남 ‘역삼센트럴자이’도 487.1대 1에 달했다. 서초구 ‘아크로 드 서초’는 평균 ‘1099.1대 1’을 기록, 서울 민간분양 기준 역대 최고 경쟁률을 새로 썼다. 

당첨선 역시 사실상 ‘만점 경쟁’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분양 단지의 당첨 최저 가점 평균은 2020년 57.4점에서 지난해 69.5점까지 상승했다. 69점은 4인 가구 기준 사실상 받을 수 있는 최고점으로, ‘점수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있다.

강한 대출 규제로 기존 주택 매입 문턱은 높아진 반면, 분상제가 적용된 신규 단지는 시세 대비 낮은 가격으로 ‘청약 당첨 = 시세차익’이라는 공식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무주택자에게 청약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인식된다.

◇로또 청약 대안 ‘주택채권입찰제’…현금 장벽 높인다

실제 진입 장벽은 당첨 이후 더 높다. ‘오티에르 반포’ 전용 84㎡의 분양가는 27억5650만원이다. 대출을 받더라도 수십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시세 대비 차익은 크지만,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으로 이어지는 납부 일정을 감당하려면 상당한 자기자본이 필요하다. 당첨 이후 자금 부담을 견디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로또 청약’ 과열을 완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택채권입찰제’가 거론된다. 시세차익 중 일정 비율(약 70~80%)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국민주택채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이 역시 현금 동원을 전제로 해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에게 유리하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무주택자가 청약으로 진입 가능한 입지는 줄어들고, 청약이 ‘기회의 사다리’가 아닌 ‘선별된 리그’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주거 사다리’에서 ‘경쟁 시장’으로…“분상제, 정책적 재검토 필요”

청약은 실수요자에게 주택을 배분하기 위한 공공적 장치였지만, 분양가와 시세 간 격차가 벌어지면‘기회를 따내는 경쟁 시스템’이 됐다. 공사비 상승 속, 분상제는 분양가와 시세 격차를 넓혀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집값 상승 국면에서 분상제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분양가와 시세 간 괴리가 확대되고, 이로 인한 가격 왜곡이 나타나고 있다”며 “로또 청약을 유발하는 분상제에 대해서는 폐지 등 정책적 재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 구매 수요 자체는 여전히 견조한 만큼 청약 경쟁률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물량 부족이 지속될 경우 특정 지역으로의 쏠림과 미분양 지역 간 양극화가 동시에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약이 더 이상 주거 사다리가 아닌 또 하나의 장벽으로 굳어지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왜곡을 방치할 경우 시장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분상제와 공급 정책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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