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6400 고지도 가뿐히 넘어섰다. 중동 전쟁 종전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상승랠리가 뚜렷하지만 경계심리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지수는 초호황이지만 개별 종목을 보면 편차가 심하다는 점에서다. 특히 시가총액 1·2위 반도체주로 쏠림이 심화되는 추세다.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 중 40%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렸고, 상장지수펀드(ETF) 시장까지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다음 달 말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면 '반도체로 자금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증시 기여도도 반도체 일색이다. 지난해 12월 30일과 이달 21일 코스피 시가총액은 1758조원 늘었는데 이 기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증가분만 967조원이었다. 코스피 시총 증가분 55% 이상이 두 기업 호조세 덕분인 셈이다.
수급 역시 반도체로 쏠렸다.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기관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5조68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1조7840억원)와 SK하이닉스(5550억원)가 41%를 차지했다. 외국인의 반도체 선호는 더 심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4조9990억원 중 70%에 육박하는 자금이 삼성전자(2조1650억원)와 SK하이닉스(1조3190억원)에 몰렸다.
반도체로 자금 쏠림은 향후 더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다음 달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단기 수급 집중 현상은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지수 변동에 따른 자금 유입·유출이 확대되는 만큼 기존 대형주 중심 흐름을 한층 증폭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반도체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단순한 수급 쏠림이 아니라 실적 전망 개선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종 이익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확산에 따른 구조적 변화도 반도체 업황을 낙관하게 하는 근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AI 에이전트 도입률은 2025년 5%에서 2026년 말 4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메모리가 AI 시스템 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I 투자 사이클이 이어지는 한 반도체 중심의 자금 흐름은 쉽게 꺾이기 어렵다”며 “ETF 시장 확대로 대형주 쏠림이 구조적으로 강화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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