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운명적 동반자’로 규정하며 경제·산업 전반에 걸친 초밀착 행보에 나섰다.
특히 원전과 인프라 등 핵심 전략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예고하며, 동남아시아 최대 거점국인 베트남과의 ‘경제 혈맹’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수교 한 세대 만에 핵심 파트너”…경제·안보 포괄적 협력 가속
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 동포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참으로 특별하다”며 양국의 끈끈한 유대감을 강조했다.
현 지도부와의 신뢰 관계도 짚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 정부가 출범한 뒤 또 럼 베트남 서기장이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국빈 방한을 했다. 그리고 이번엔 베트남 새 지도부가 꾸려진 뒤 첫 국빈으로 제가 오게 됐다. 이것만 봐도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치가 뒷받침하는 관계의 무게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1992년 수교했는데 불과 한세대 만에 양국이 서로에게 3대 교역국이 됐다. 베트남은 한국의 최대 투자국이다. 무려 만 개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있다*며 양국이 단순한 교역 상대국을 넘어 서로의 경제 생태계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핵심 축이 되었음을 시사했다.
◇원전·AI·공급망…미래 전략 분야 ‘전방위 공조’ 예고
이번 방문의 핵심은 2022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양국 협력을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현재 최고 수준인 (양국의) 협력 관계를 보다 미래지향적이면서 전략적 수준으로 발전시키려 한다”고 천명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으로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 대거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방문 기간 베트남 지도자들을 만나 원전과 인프라, 과학기술 등 전략 분야에 대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공급망 안정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과제들에 대해서도 고도의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닮은꼴 역사와 문화…“축구로 하나 된 정서적 유대”
이 대통령은 역사적 아픔과 문화적 유사성을 고리 삼아 감성 외교도 펼쳤다. 이 대통령은 “두 나라는 외세를 자신들의 힘으로 극복한 점, 분단의 아픔을 겪고 동족끼리 전쟁의 고통을 겪은 뒤 우뚝 일어서는 과정 등이 많이 닮았다”고 짚었다.
오찬에 배석한 김상식 베트남 U-22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해서는 “베트남에선 축구가 킹 스포츠로 불린다는데 그럼 김상식 감독이 킹의 킹이 되는 건가.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축구란 구성원들을 한마음으로 또 한 몸으로 단합시키는 큰 힘이 있다”고 격려했다.
화기애애한 자리에서 자신의 사법 리스크도 스스로 꺼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재임 시절을 떠올리며 “저도 한때는 축구단 구단주였는데, 잘 되게 해보려다 희한한 죄를 뒤집어쓰고 재판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재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20만 동포·다문화가정, 국가가 끝까지 책임”
아세안 최대 규모인 20만 베트남 교민 사회와 10만 세대에 달하는 한국·베트남 다문화가정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10만 세대에 이르는 한국-베트남 다문화가정은 양국을 피로 잇는 소중한 기반이 되고 있지만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한 뒤 “국민주권정부는 포용적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해외 다문화가정 동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잘 살피고 조속히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동포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돌입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또 럼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 다변화와 첨단 기술 협력 등을 골자로 한 공동 선언을 논의할 예정이다.
Copyright ⓒ 직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