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분양 시장에서 고가 아파트를 둘러싼 청약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소형 평형에 대가족 고가점 청약이 집중되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실거주 여건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선택이 이어지면서, 제도 취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서초구 일대 신규 분양 단지에서는 전용면적 40㎡대 소형 주택에 최고 수준의 청약 가점이 등장했다. 해당 점수는 다자녀 가구이면서 오랜 기간 무주택을 유지하고, 청약통장 가입 기간까지 충분히 쌓아야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중대형 평형에서 나타나던 고득점 경쟁이 오히려 작은 면적에 몰린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선택의 배경에는 높은 시세차익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강남권 단지는 주변 시세 대비 가격이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 당첨 시 상당한 자산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세차익 기대에 소형 평형으로 쏠림
이로 인해 실제 거주 편의성보다 ‘당첨 가능성과 미래 가치’에 무게를 두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금융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초기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형 평형으로 수요가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가점이 높은 신청자들까지 같은 선택을 하며 경쟁이 더욱 과열됐다는 것이다.
공급 물량 자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특정 평형으로 수요가 쏠리며 경쟁률이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은 청약 제도의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가점 구조상 부양가족 수가 많고 무주택 기간이 긴 가구가 유리한데, 실제 주거 수요와는 맞지 않는 선택까지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1~2인 가구나 청년층은 구조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당첨 가능성이 사실상 제한되면서 시장 진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가점제의 보완 필요성도 제기된다. 부양가족 인정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거나, 수요자 특성에 따라 경쟁군을 나누는 방식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일부 사례에서 제기된 편법 논란까지 고려하면, 제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한 실거주 의무 기간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단기 시세차익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되는 구조 역시 개선 대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남권 청약 시장은 높은 기대 수익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기존 공급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좁은 주택에까지 고가점 청약이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 구조와 제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요구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수요 보호와 투자 수요 억제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정책적 고민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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