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화적 감성과 키치함이 결합된 ‘윔지코어’, 취향을 드러내는 패션 트렌드
- 레이스·리본·캐릭터 프린트로 완성하는 엉뚱한 믹스매치
- 한 끗 디테일로 완성되는 룩, 잘 입기보다 재밌게 입는 방식
‘귀여움’이라는 단어, 한때는 피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죠. 괜히 덜 세련돼 보일까 봐요.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른 감각이 흐릅니다. 일부러 힘을 빼고, 일부러 엉뚱하게. 그 어설픔이 오히려 더 멋있어 보이는 방향으로요.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더라고요. 요즘 자주 보이는 이 키워드, ‘윔지코어(Whimsycore)’ 말이에요.
Simone Rocha Spring/Summer 2026 | 출처 Launchmetrics
Shushu/tong Spring/Summer 2026 | 출처 Launchmetrics
‘윔지코어’는 엉뚱하고 기발하다는 ‘윔지(Whimsy)’와 ‘코어(Core)’가 합쳐진 말인데요.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몽환적이고 아기자기한 상상력을 일상에 끌어오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입니다. 설명만 보면 조금 과한가 싶기도 하지만 들여다볼수록 의외로 지금의 무드와 닮아 있어요. 정해진 규칙이나 ‘이건 이렇게 입어야 한다’는 공식에서 벗어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솔직하게 꺼내놓는 것. 패션과 메이크업, 인테리어, 푸드까지 일상의 거의 모든 영역을 ‘윔지컬(Whimsical)’하게 즐기는 태도죠.
Moschino Spring/Summer 2026 | 출처 Launchmetric
Sandy Liang Spring/Summer 2026 | 출처 Launchmetric
패션계는 이미 이 달달함에 빠져들었습니다. 샌디 리앙 2026 S/S 컬렉션이 가장 대표적이죠. 여기에 시몬 로샤, 슈슈통, 넘버 투애니원까지.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건 ‘장난기’예요. 리본 장식과 레이스 커튼을 연상시키는 디테일, 커다란 단추가 달린 미니스커트, 귀여운 프린팅까지. 옷이라기보다 취향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랄까요? 색다른 컬러 팔레트에 레이스와 프릴 같은 가벼운 원단이 더해지니 동화적이면서 묘하게 현실적인 터치가 남아 있어요. 완벽하게 꾸민 느낌이 아니라 일부러 덜어낸 듯한 여백이 있거든요.
윔지코어의 핵심, 사실은 이거예요
윔지코어 | 인스타그램 @tarachandra_
윔지코어 | 인스타그램 @lovevie
윔지코어는 곧 자유로움이 아닐까 합니다. 조금 귀엽고, 살짝 튀는 포인트를 굳이 숨기지 않는 태도요. 귀여운 동물이나 캐릭터가 프린트된 톱 하나만으로도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여기에 컬러풀하거나 패턴이 강한 스커트를 레이어드하면, ‘이게 맞나?’ 싶은 조합이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이죠. 과해질 수도 있는데 그 경계에서 멈추지 않는 게 윔지코어의 핵심이죠.
레이어드가 만드는 온도차
윔지코어 | 인스타그램 @prosenkilde
윔지코어 | 인스타그램 @collinastrada
슬립 드레스를 키치한 티셔츠 위에 레이어드하는 방식도 같은 맥락입니다. 원래는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아이템인데 일부러 깨는 거죠. 체크 패턴 스커트나 웨스턴 부츠를 더해 보헤미안 무드까지 섞어버리면 더 흥미롭습니다. 사실 잘 어울리라고 조합한 게 아니라 ‘그냥 하고 싶어서’ 한 느낌. 그런데 그게 오히려 더 설득력 있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윔지코어가 재밌는 이유가 바로 이 지점 아닐까요.
윔지코어 | 인스타그램 @chlodavie
윔지코어 | 인스타그램 @tarachandra_
화이트 레이스나 플로럴 패턴 드레스처럼 비교적 ‘정석적인’ 아이템도 어떻게 매치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이 됩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너무 잘 어울리게 맞추지 않는 것. 조금은 과감하고 키치한 액세서리를 더해 균형을 일부러 흐트러뜨리는 거죠. 완벽하게 어울리는 스타일보다 살짝 어긋난 조합이 더 흥미롭게 느껴질 때가 있으니까요.
한 끗 차이는 결국 디테일
윔지코어 | 인스타그램 @mikabryony
윔지코어 | 인스타그램 @abigalemasters
거리를 걷다 보면 한 번쯤 시선이 멈추는 순간이 있죠. “도대체 저건 어디서 산 걸까?” 갖고 싶다기보다는, 그 선택 자체가 궁금해지는 아이템들. 이를테면 과감한 패턴의 스타킹 같은 것들이요. 이런 게 빠지면 윔지코어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디테일이 없으면 그냥 ‘귀여운 스타일’에서 끝나거든요. 그런데 이런 한 끗이 들어가면 룩 전체를 바꾸지 않아도 디테일 하나로 충분히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으니까요.
요즘 스타일링이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어쩌면 ‘더 잘 입어야지’가 아니라 ‘조금 덜 맞춰도 되지 않을까’를 생각해볼 타이밍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완벽하게 계산된 스타일 말고, 살짝 어긋난 선택 하나. 그 작은 틈에서 오히려 취향이 더 또렷해 보일 때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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