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잠시 그친 오후, 주방 창가로 습기가 천천히 올라온다. 이런 날에는 불 앞에 오래 서서 기름진 음식을 만들기보다, 찜기를 써서 담백하게 완성하는 요리에 마음이 간다.
특히 평소 당근만 보면 고개를 내젓는 아이가 고민이라면 이번 메뉴를 주목해 보자. 바로 새우 반죽과 당근 면의 만남이다. 새우를 잘게 다져 찰지게 반죽한 뒤 국수처럼 길게 뽑은 당근으로 돌돌 감싸면, 알록달록한 색감과 톡톡 터지는 식감 덕분에 채소라는 사실도 잊고 즐겁게 먹는다. 튀기지 않고 증기로 쪄내어 속살이 부드럽고 촉촉한 덕분에 어린 자녀들의 영양 간식으로도 제격이다.
1. 식감을 살리는 새우 손질과 당근 면 만들기
가장 먼저 맛의 중심이 되는 새우를 준비한다. 새우는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 손질하는 것이 핵심이다. 절반은 칼등으로 꾹 눌러 으깨서 찰기를 만들고, 나머지는 굵게 다져서 씹히는 맛을 살린다. 이렇게 하면 뭉쳐진 반죽 사이로 통통한 새우살이 씹혀 먹는 재미가 커진다.
당근은 두 가지 용도로 쓴다. 하나는 잘게 썰어 갈아낸 뒤 고운 채에 걸러 소스에 쓸 즙을 만든다. 남은 당근은 채칼을 이용해 국수처럼 길게 뽑아낸다. 이 당근 면은 나중에 새우 반죽을 감싸 형태를 잡아주는 중요한 재료가 된다.
2. 반죽 밑간과 모양 잡기
손질한 새우에 계란 흰자와 다진 마늘, 다진 대파를 넣는다. 여기에 감칠맛을 내는 굴소스와 참기름을 더해 밑간을 한다. 전분 한 큰술을 넣고 손끝으로 1분 정도 치대면 반죽에 기분 좋은 끈기가 생긴다. 너무 오래 치대면 질겨질 수 있으므로 살짝 끈적거리는 상태에서 멈추는 것이 좋다.
이제 새우 반죽을 한입 크기로 동그랗게 빚는다. 미리 준비해둔 당근 면 위에 반죽을 올리고 돌돌 감싸 형태를 고정한다. 손바닥 위에서 가볍게 굴려 마무리하면 당근의 선명한 주황색이 새우를 감싼 예쁜 모양이 나온다.
3. 짧고 강하게 찌기와 특제 소스 완성
찜기는 물이 팔팔 끓어 김이 충분히 올라올 때 조리를 시작해야 한다. 뜨거운 증기 위에서 딱 5분간 쪄내면 새우는 촉촉해지고 당근은 알맞게 익는다. 당근이 조금 두껍다면 1분 정도 시간을 늘려 조절한다.
고기가 익는 동안 곁들일 소스를 만든다. 팬에 닭육수와 다진 대파, 두반장, 그리고 만들어둔 당근즙을 넣고 끓인다. 약불로 줄인 뒤 전분물을 조금씩 나누어 넣으며 걸쭉하게 농도를 맞춘다. 접시에 잘 익은 새우볼을 옮겨 담고 그 위에 소스를 듬뿍 끼얹으면, 당근의 단맛과 새우의 고소함이 조화를 이루는 근사한 한 접시가 완성된다.
당근 새우볼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 당근 3개, 새우 200g, 계란 흰자 1개, 두반장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다진 대파 2큰술, 치킨 파우더 약간, 굴소스 약간, 전분 1큰술, 참기름 1큰술, 닭육수 100ml, 당근즙 100ml
■ 만드는 순서
1. 당근 1개는 잘게 썰어 믹서에 갈고 채에 걸러 즙 100ml를 따로 받아둔다.
2. 남은 당근 2개는 채칼로 길게 깎아 면 형태로 준비한다.
3. 새우 200g 중 절반은 칼로 눌러 으깨고, 나머지는 굵직하게 다진다.
4. 새우에 계란 흰자 1개, 다진 마늘 1/2큰술, 다진 대파 1큰술, 치킨 파우더 약간, 굴소스 약간, 참기름 1큰술을 넣고 섞는다.
5. 전분 1큰술을 넣고 1분 정도 치대어 반죽에 찰기를 만든다.
6. 새우 반죽을 둥글게 빚은 뒤 당근 면으로 돌돌 감싸 모양을 잡는다.
7. 김이 오르는 찜기에 넣고 강한 증기로 5분간 쪄낸다.
8. 팬에 닭육수 100ml, 두반장 1큰술, 다진 대파 1큰술, 당근즙 100ml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9. 불을 약하게 줄인 뒤 전분물을 조금씩 부어 소스를 걸쭉하게 만든다.
10. 잘 쪄진 새우볼을 접시에 담고 소스를 골고루 끼얹어 마무리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새우의 물기를 꽉 짜야 반죽이 질척이지 않고 단단하게 뭉쳐진다.
당근 면은 너무 얇으면 조리 중 끊어질 수 있으니 적당한 두께를 유지한다.
전분물은 한꺼번에 붓지 말고 조금씩 넣어야 덩어리 지지 않고 매끄러운 소스가 된다.
찜기는 반드시 물이 끓은 다음에 재료를 올려야 식감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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