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없는 온라인 쪽지 고소는 스토킹의 '반복성', 명예훼손의 '공개성' 쟁점으로 실형 가능성이 낮다. / AI 생성 이미지
욕설이나 협박 한마디 없이 6개월간 온라인 쪽지를 보냈다가 법무법인을 통해 고소당한 A씨. 스토킹,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다양한 혐의가 거론되는 가운데, 법률 전문가 8인은 '실형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면서도 처벌 여부는 '행위의 반복성'과 '공개성'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1:1 쪽지와 달리 공개 채팅은 처벌 가능성이 높고, 구체적인 법 조항과 판례를 근거로 한 초기 대응이 최종 처벌 수위를 가를 핵심 열쇠라는 진단이 나왔다.
간헐적 연락, 스토킹 '반복성' 함정 피할까
6개월간 여러 사람에게 간헐적으로 쪽지를 보내고 실시간 방송에서 채팅을 한 A씨는 최근 법무법인으로부터 고소장을 받았다. 쪽지에 욕설이나 협박은 없었지만, 비속어와 사실로 비칠 만한 내용이 담긴 것이 화근이었다.
A씨의 가장 큰 걱정은 '스토킹' 혐의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할 때 성립한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법원은 스토킹 범죄 성립을 위해 해당 행위가 상대에게 불안감을 일으키고 반복·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제주지방법원 2024. 7. 24. 선고 2024고단237 판결).
이충호 변호사(HB & Partners)는 "여러 사람에게 6개월 동안 간헐적으로 쪽지를 보낸 행위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속성과 반복성이 인정되기 어려워 스토킹 범죄로 처벌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성준 변호사(법무법인 에스엘)는 "쪽지의 상대방 중 ‘고소인 본인’에게 간 간헐적 반복 연락이 핵심 포인트입니다"라고 지적하며, 특정 피해자에 대한 반복성이 입증되면 혐의가 문제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1:1 쪽지 vs 공개 채팅, '공연성'에 갈린 운명
명예훼손·모욕 혐의는 대화 공간의 성격에 따라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1:1 쪽지는 처벌이 어렵다고 봤다.
명예훼손·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 즉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필요한데, 개인 간 쪽지는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역시 전파 가능성을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려면 미필적 고의가 필요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0도8336 판결).
서명기 변호사(서울종합법무법인)는 "1:1 쪽지는 원칙적으로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구조라 ‘공연성’(여러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태)이 문제될 수 있어 방어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A씨가 참여했던 '실시간 방송 채팅'이다. 하동균 변호사(법무법인 AK)는 "직접적인 욕설이나 성적 표현이 없더라도,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비속어를 섞어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켰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경고했다.
이간질 채팅으로 인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이충호 변호사는 "해당 채팅이 허위 사실 유포나 위계에 해당하여 방송 진행을 방해한 정도에 이르렀다면 형법에 따라 업무방해죄가 문제 될 수 있지만, 단순한 갈등 유발이나 말다툼 정도라면 성립 요건을 충족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해,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밝혔다.
"실형 희박, 하지만 초기 대응이 관건"
다행히 전문가들은 A씨가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았다. 이지훈 변호사(법무법인시티)는 "현재 상황에서는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많아 실형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며, 초기 대응에 따라 불송치나 기소유예를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라고 단언했다.
한장헌 변호사(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역시 "종합하면 초범·수위 약함 기준으로 불송치 또는 기소유예 가능성이 가장 높고, 벌금형 가능성은 일부 존재하나 실형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라고 예상했다.
결국 일부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벌금형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상대가 법무법인을 선임한 만큼 안일한 대응은 금물이다.
조가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율)는 "상대방이 법무법인을 통해 고소한 만큼 일부 표현이나 반복성이 강조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라며, "조사 시 불필요하게 불리한 진술을 하기보다, 메시지 횟수·내용·맥락을 객관적으로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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