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의 친오빠 A씨가 성추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데 이어, 아내에 대한 가정폭력 의혹까지 연달아 터지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수 측은 즉각 무관함을 공식 선언하며 선 긋기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는 연예계에서 반복돼 온 ‘가족 연좌제’ 논란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씨는 지난 14일 여성 인터넷 방송인(BJ)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시도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곧바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서울중앙지검이 이를 반려하면서 A씨는 불구속 상태로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의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의 아내 B씨가 직접 SNS에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올리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B씨는 성폭력과 감금, 이른바 ‘물고문’, 폭행, 폭언 등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피멍이 든 몸 사진을 공개해 충격을 안겼다.
이후 온라인에선 A씨가 블랙핑크 지수의 친오빠라는 추측이 빠르게 확산됐고, 한 방송사 시사교양 프로그램도 관련 제보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은 더욱 커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지수의 소속사 블리수(BLISSOO)의 법률대리인 은현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지난 20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현재 제기되고 있는 사안은 아티스트 및 블리수와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지수가 연습생 시절부터 오랜 기간 독립적으로 생활해 왔으며, A씨의 사생활에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블리수의 ‘가족 경영’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은 변호사는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A씨와 지수가 블리수를 공동 설립했다’거나 ‘A씨가 블리수의 경영진 또는 대표이사’라는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해당 인물은 현재 블리수와 법적·경영상 어떠한 관계도 맺고 있지 않다”며 “블리수와 아티스트는 해당 인물에 대해 일체의 금전적·법률적 지원을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실제로 블리수의 법인 등기부등본을 보면 지수가 블리수 대표이사이자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의구심이 남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수가 출연한 드라마 <월간남친>과 <뉴토피아>의 제작 크레딧에 A씨의 이름이 특정 직함과 함께 명시돼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경영상 무관하다’는 소속사 측 설명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는 연예계의 ‘가족 리스크’ 문제를 다시 한번 조명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연예인의 특성상, 가족 구성원의 사회적 물의는 연예인 당사자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광고계와 방송가 역시 ‘브랜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계약 재검토나 출연 분량 편집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가족의 문제로 인해 연예인 본인의 활동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래퍼 마이크로닷은 20여년 전 부모의 채무 논란이 불거지면서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으며, 개그맨 박수홍 역시 친형의 횡령 사건이 알려지며 법적 다툼과 함께 큰 홍역을 치렀다. 이처럼 가족의 문제가 연예인 당사자의 활동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예인이 마주하는 이런 상황을 ‘선택의 딜레마’로 분석한다. 가족의 문제에 침묵할 경우 ‘책임 회피’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입장을 표명하면 사적 논란을 더욱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수가 신속하고 단호하게 친오빠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나선 배경에도 이 같은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법적 책임론과는 별개로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수성을 둘러싼 논쟁도 뜨겁다.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만큼, 가족의 문제로 피해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연예인이 아무런 영향 없이 활동을 지속하는 모습에 대한 대중의 정서적 저항감이 존재한다는 시각이다.
물론 헌법이 금지한 ‘연좌제’에 근거해 가족의 잘못을 연예인에게 책임지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법적으로 연예인은 가족의 행위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게 돼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형성된 ‘공인’이라는 인식이 연예인에게 법적 책임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도 현실이다.
법적 원칙과 대중의 정서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이번 지수 사태를 둘러싼 여론도 양분되고 있다. “피해자 측도 지수와는 무관하다고 밝혔고, 가족의 개인 일탈을 연예인에게 연좌제로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와, 제작 크레딧 등 구체적인 연관 정황을 들어 “보다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지수 측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유포하거나 지수의 이름·초상·이미지를 무관한 사안과 결부시키는 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즉시 취할 예정”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지수의 단호한 대처가 연좌제식 비난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 여전히 남아있는 크레딧 등의 의혹이 어떻게 해명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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