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없는 무덤의 비밀을 풀다, 과학으로 재정립된 백제 묘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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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없는 무덤의 비밀을 풀다, 과학으로 재정립된 백제 묘제사

뉴스컬처 2026-04-21 15:21: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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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충청남도 공주시 교동에 자리한 교촌리 3호 전실묘, 일명 '교촌리 벽돌무덤'은 내부 구조를 벽돌로 쌓아 올려 방의 형태로 조성한 고대 무덤이다. 이러한 전돌 축조 방식은 우리나라 고분 건축사에서 매우 희귀한 형태로, 인근의 공주 무령왕릉 및 송산리 6호분과 더불어 백제 시대 특유의 무덤 양식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다.

교촌리 벽돌무덤. 사진=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교촌리 벽돌무덤. 사진=국립문화유산연구원

이 곳은 조선 중기 문헌인 신증동국여지승람 공주목조에 백제 왕릉으로 구전된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오랜 세월 세간의 관심을 받아왔으나 일제강점기인 1939년에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첫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고, 이후 2018년에 이르러서야 공주대학교 박물관 측이 재조사에 나서면서 대략적인 내부 축조 기법만이 확인된 상태였다.

교촌리 벽돌무덤의 명확한 축조 시기를 규명하기 위해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첨단 과학 장비를 동원한 연대 측정 작업에 착수했다. 연구원이 이번 분석에 활용한 '광여기루미네선스(OSL)' 기법은 흙을 구워 만든 벽돌이나 기와, 토기 등에 포함된 석영이나 장석 입자가 주변 자연 방사선에 의해 에너지를 축적하다가 빛에 노출될 때 방출하는 미세한 형광 신호(루미네선스)를 정밀하게 측정해 마지막으로 열이나 빛을 받았던 시점, 즉 유물의 제작 연도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21일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발표한 OSL 연대 측정 결과에 따르면 교촌리 무덤에 사용된 벽돌은 늦어도 4세기 말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6세기 초에 조성된 것으로 확실시되는 무령왕릉(512년경 축조)보다 무려 한 세기 이상 앞선 시기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무령왕릉과 송산리 6호분에서 출토된 명문 기록을 토대로 당시 무덤 축조에 중국 남조 기술자들의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교촌리 고분이 무령왕릉의 축조 기술을 바탕으로 후대에 백제의 독자적인 기술로 발전하여 지어진 것인지, 혹은 그 이전에 세워진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교촌리 벽돌무덤 출토 분석대상 벽돌. 사진=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교촌리 벽돌무덤 출토 분석대상 벽돌. 사진=국립문화유산연구원

특히 교촌리 고분은 중국의 영향을 받은 다른 고분들과 달리 벽돌에 문양이 없고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구워진 벽돌을 점토로 이어 붙인 형태이며, 뚜렷한 연대나 명문이 발견되지 않아 시기를 추정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과학적 분석 결과를 통해 교촌리 무덤이 무령왕릉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조성됐음이 확인되면서 벽돌을 이용한 방 형태의 무덤 양식이 백제 지역 내에서 독자적으로 발생하고 시도되었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기존 백제 고고학 연구의 방향을 다각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연대 측정 작업에 쓰인 과학적 분석 기법의 구체적인 과정과 고고학적 결과 해석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강릉에서 개최되는 '2026년 춘계 지질과학기술 공동학술대회'를 통해 공개된다. 국내 지질학, 지구과학 및 관련 응용 과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학제 간 융합 기술을 논의하는 학술 행사로, 첨단 연대 측정 기술이 문화유산 연구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보여줄 예정이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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