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추진 중인 인도 신규 합작조선소 설립 프로젝트가 인도 중앙정부와의 협력으로 격상되며 단순한 해외 투자 사업을 넘어 '국가 간 산업 협력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조선소 건설 자체보다, 향후 운영 구조와 공급망, 인력 양성까지 포괄하는 장기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HD현대는 인도 뉴델리에서 인도 정부 측 특수목적법인인 NSHIP TN과 사가르말라 금융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조선소 설립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합작법인 설립을 본격화했다. 특히 NSHIP TN이 인도 중앙정부 산하 기관이 주도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이번 협력은 지방정부 차원을 넘어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과 인센티브가 결합된 구조로 확대됐다는 데 핵심 의미가 있다. 이는 조선업과 같은 대규모 설비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초기 투자 안정성과 정책 리스크를 동시에 낮추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특징은 '패키지형 진출 전략'이다. HD현대는 합작조선사 설립 이후 최대 주주로서 운영을 총괄하는 동시에, 인도 정부와 협력해 조선소 가동 이전부터 사업 기반을 구축한다. 인도 정부는 초기 선박 발주 물량을 한국 조선소에 맡기고, 자국 인력을 파견해 기술을 습득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신규 조선소가 완공된 이후 곧바로 생산성과 품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준비 단계로, 사실상 '학습-이전-정착'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안착 전략이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 요소까지 결합된다. HD현대는 자동화와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추진하며 설계부터 생산, 운영까지 전 과정의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인도 현지에 조선 인력 양성센터를 설립해 기술 인력 기반을 직접 육성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는 단순한 설비 이전이 아닌 기술과 인재까지 동시에 이식하는 구조로, 장기적으로 현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업은 국내 조선 생태계 확장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HD현대는 합작조선소 운영에 필요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국내 기자재 업체들의 인도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블록, 엔진 등 핵심 부품을 포함한 협력사들이 현지에 진입하게 될 경우, 한국 조선업의 밸류체인이 해외로 확장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단일 기업의 해외 진출을 넘어 산업 전반의 동반 진출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앞서 HD현대는 타밀나두주와의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글로벌 에너지 리더 라운드테이블에서 정기선 회장이 인도 총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단계적으로 협력 기반을 확대해 왔다. 이번 협약은 이러한 흐름이 구체적인 사업 구조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실행 단계 진입을 의미한다.
결국 이번 프로젝트의 본질은 단순한 생산기지 확보가 아니라, 인도 시장 내 수요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 모델 구축에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국내 조선 산업의 기술력과 공급망을 결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협력을 두고 양국 간 조선 산업 협력이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도 진출을 통한 신규 수주 확대와 함께 국내 협력사들의 해외 시장 개척 기회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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