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허장원 기자] 32년간 홀로 살아온 할머니와 12년지기 반려견 콩이의 가슴 시린 이별이 안방극장을 눈물로 적셨다. 정든 집을 떠나며 서로를 그리워하는 두 가족의 모습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SBS의 장수 프로그램 ‘TV동물농장’이 다시 한번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과 동물의 깊은 유대를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2001년 첫 방송 이래 20년 넘게 일요일 아침을 책임져온 ‘TV동물농장’은 우리 주변의 신기하고 감동적인 동물 사연을 전달하며 국민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유기견 문제, 야생동물 구조 등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온 이 프로그램은 이번에도 ‘이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 동시간대 시청률 1위 탈환, 최고의 1분은 ‘콩이와의 작별’
지난 19일 방송된 ‘TV동물농장’은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공감과 지지를 받으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분은 수도권 가구 기준 최고 시청률 4.7%를 기록하며 일요일 오전 시간대 예능 강자의 저력을 입증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서도 ‘사람과 동물의 교감’이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한 것이 시청자들의 리모컨을 고정시킨 비결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방송의 ‘최고의 1분’은 할머니가 떠난 빈집에서 홀로 남겨졌던 반려견 콩이가 임시 보호를 위해 정든 집을 떠나는 장면이었다.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단 하루도 할머니 곁을 떠나본 적 없는 콩이가 낯선 이동장에 몸을 싣고 병원으로 향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콩이가 혹시라도 할머니를 다시 만나지 못할까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간절한 마음이 반영되며 해당 장면은 4.7%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 32년 고독을 채워준 12년의 인연, 김명자 할머니와 콩이
이날 방송의 주인공은 87세 김명자 할머니와 그의 단 하나뿐인 가족, 반려견 콩이였다. 젊은 시절 남편과 자식 등 사랑하는 가족들을 먼저 떠나보낸 할머니는 무려 32년이라는 긴 세월을 홀로 견뎌왔다. 그런 할머니의 적막한 삶에 빛이 되어준 존재가 바로 콩이였다. 12년 전, 아무도 데려가지 않던 유기견 새끼의 까만 눈망울을 외면하지 못해 가족으로 맞이한 그 순간부터 콩이는 할머니에게 동물을 넘어선 삶의 동반자가 되었다.
할머니의 일상은 오로지 콩이를 중심으로 흘러갔다. 정작 본인의 밥상은 간소하게 차릴지언정, 콩이에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대접을 했다. 콩이의 관절과 눈 건강을 위한 각종 영양제를 챙기는 것은 기본이었고, 정성이 가득 담긴 수제 간식까지 직접 만들어 먹이며 지극한 사랑을 쏟았다. 콩이 또한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 듯 늘 그 곁을 지키며 외로운 할머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는 비껴갈 수 없었다. 할머니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거동조차 힘든 상황에 놓였지만, 할머니는 병원행을 완강히 거부했다. 자신이 자리를 비우면 콩이가 굶지는 않을지, 누가 돌봐줄 수 있을지 걱정하는 마음이 자신의 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앞섰기 때문이다. 결국 이웃들과 생활지원사의 끈질긴 설득 끝에 할머니는 치료를 위해 집을 나서기로 했지만, 대문 밖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콩이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동자에는 미안함과 슬픔이 가득 차 있었다.
▲ 예견된 이별과 마지막 선물, “콩이만은 좋은 곳으로”
병원 정밀 검사 결과, 할머니는 장기적인 치료와 요양원 입소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실 할머니는 집을 나서기 전부터 이러한 이별을 예감하고 있었다. 그는 제작진에게 “나는 요양원으로 가더라도 콩이는 꼭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눈시울 붉어지는 부탁을 남겼다. 특히 할머니는 자신이 없어도 콩이가 사랑받을 수 있도록 콩이의 식성, 수면 습관, 좋아하는 것들이 상세히 적힌 손편지 형태의 메모를 준비해 시청자들을 오열하게 했다.
할머니가 요양원으로 떠난 뒤 콩이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보호소로 이동하기 전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꼬리 쪽을 포함해 총 4개의 종양이 발견된 것이다. 종양 제거를 위해 꼬리 절단이라는 힘겨운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콩이는 할머니를 다시 만나겠다는 의지인 듯 수술을 무사히 견뎌냈다. 제작진은 수술 후 회복 중인 콩이의 소식을 들고 요양원의 할머니를 다시 찾았다. 콩이의 투병 소식을 전해 들으면 상심할 할머니를 위해 콩이와 꼭 닮은 인형을 선물로 전달했다.
할머니는 콩이를 빼닮은 인형을 품에 안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평생 콩이의 곁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그리움이 섞인 눈물이었다. 할머니는 인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콩이야,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 할머니가 평생 잊지 않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비록 공간은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향한 간절한 기도가 이어지는 두 가족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과 온라인 채널에는 “콩이가 빨리 회복해서 할머니를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반려동물이 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보여주는 슬픈 다큐멘터리 같았다”, “할머니의 메모를 보고 펑펑 울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세상을 떠난 가족들의 빈자리를 채워준 작은 생명과의 이별을 통해 ‘TV동물농장’은 다시 한번 생명 존중의 가치를 일깨웠다.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주말 오전 안방극장을 감동으로 물들이는 SBS ‘TV동물농장’은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30분에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허장원 기자 / 사진= SBS ‘TV동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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