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공존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20일(현지시간) 60여 개국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EU와 벨기에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두 국가 해법을 위한 국제 연합' 회의는 미국에 빼앗긴 중동 외교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유럽의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2년여에 걸친 가자지구 전쟁 기간 동안 유럽은 사실상 방관자 신세였다. 팔레스타인 최대 원조국이자 이스라엘 최대 교역 상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타결된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속으로 설치한 평화위원회에도 유럽은 배제됐다.
개막 연설에 나선 막심 프레보 벨기에 외무장관은 항로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동 전역과 세계 전체에 파급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폭풍 속에서도 일관된 방향성을 견지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인권 존중과 책임성 확보, 팔레스타인 국민 보호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무함마드 무스타파 PA 총리는 비극과 기회가 공존하는 시점이라고 규정했다. 전쟁이 끝난 뒤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국가의 통합된 영토로 유지돼야 하며, 궁극적으로 자치정부가 통치권을 이양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유럽 내 이스라엘에 대한 여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레바논 공습과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가하는 폭력이 거세지면서 반감이 증폭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1일 룩셈부르크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스라엘과의 협력 협정 중단을 공식 의제로 상정하겠다고 예고했다.
같은 날 EU가 유엔·세계은행과 공동으로 발표한 가자지구 피해 평가 최종 보고서는 향후 10년간 복구·재건에 714억 달러, 한화 약 105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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