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중앙선 전동열차 객실에서 20대 승객이 소화기를 분사해 운행에 차질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오전 0시 20분경, 경의중앙선 전동열차 객실 안에서 승객 A씨(20대)가 비치된 소화기를 꺼내 좌석 등에 뿌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열차 내에는 화재 등 특이 상황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나 직접적인 열차 지연은 없었으나, 분사액 청소 작업으로 인해 이후 전동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철도 당국은 A씨를 한국항공대역에서 하차시켜 경찰에 인계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소화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보려고 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정신적인 문제를 고려해 가족과 협의하여 입원 조치했으며, 향후 재물손괴 혐의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재물손괴 및 업무방해죄 성립 여부 쟁점
이번 행위는 형사상 재물손괴죄와 업무방해죄 적용이 검토될 수 있다.
형법 제366조에 따르면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거나 그 효용을 해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소화기 분말을 소진해 본래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재물의 효용을 해치는 행위에 해당한다.
과거 유사한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등 각급 재판부는 소화기 분말 소진 행위에 대해 일관되게 재물손괴죄를 인정한 바 있다. 또한 청소 작업 등으로 운행에 지장을 초래했다면 형법 제314조에 따른 업무방해죄도 성립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인명 피해나 직접적인 열차 지연이 없었다는 점은 양형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정신적 문제에 따른 심신미약 감경과 처벌 수위
경찰이 A씨를 입원 조치한 점으로 보아, 향후 재판 과정에서 심신장애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 변별 능력이 없거나 의사 결정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으며,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사한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서부지방법원 등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소화기를 분사한 피의자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기도 했다.
유사 사례의 판결 경향을 살펴보면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혐의가 동시에 인정될 경우 벌금형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수준이 주로 선고되는 추세다. 다만 심신상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무죄 판결이나 불기소 처분도 가능하다.
민사상 손해배상과 책임능력의 한계
형사 처벌 외에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발생한다. 코레일 등 피해 기관은 민법 제750조에 근거해 소화기 교체 비용, 객실 청소 비용, 운행 지장에 따른 영업 손실 등을 청구할 수 있다.
만약 A씨가 심법상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인정되어 본인의 책임이 부정되는 경우, 민법 제755조에 따라 법정 감독의무자인 가족이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형사 절차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민사 소송에서 불법행위 성립의 유력한 증거가 된다"며 "배상명령 신청을 통해 형사 재판 과정에서 민사적 손해배상을 함께 해결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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