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정학적 불안과 반도체 기대가 충돌하는 구간에서 방향성을 재확인했다. 중동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6,200선을 지켜냈고, 글로벌 투자은행은 오히려 목표치를 상향하며 추가 상승 여력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은 '이벤트 리스크'보다 '이익 사이클'에 무게를 두는 흐름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17포인트(0.44%) 오른 6219.09에 마감했다. 장중 6278.36까지 오르며 변동성을 보였지만, 종가는 6,200선을 안정적으로 회복했다. 코스닥도 1174.85로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최장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
◆ 중동 리스크에도 버틴 6,200선…기관 수급이 하단 지지
이번 장세의 핵심은 '버팀력'이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재확산으로 글로벌 변동성이 커졌지만 국내 증시는 제한적 조정에 그쳤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 가능성, 미국의 대이란 강경 대응 등 지정학적 변수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자극하고 있다.
그럼에도 코스피 하단은 견조했다. 기관이 1815억원을 순매수하며 5거래일 연속 매수 흐름을 이어갔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774억원, 1629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53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방향성 베팅은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전형적인 '리스크 헤지 구조'가 나타났다. 방산과 해운이 동반 강세를 보였고, 이는 지정학적 긴장 국면에서 반복되는 패턴이다. 반면 대형 IT에서는 종목별 차별화가 뚜렷했다. 삼성전자가 하락한 반면 SK하이닉스는 강하게 상승하며 지수 방어 역할을 맡았다.
환율 역시 안정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1477.2원으로 소폭 하락하며 증시 하방 압력을 일부 완화했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달러 쏠림이 제한적이었음을 의미한다.
◆ SK하이닉스 신고가·IB 목표 상향…"이익이 시장을 이끈다"
지수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SK하이닉스는 3%대 상승하며 장중 117만5000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기대감과 메모리 업황 개선 전망이 주가에 선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투자은행의 시각과도 일치한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목표치를 8000으로 상향하며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눌려 있다"고 평가했다. 선행 PER 7.5배 수준은 과거 평균 대비 낮은 구간이며, 이익 성장과 지배구조 개선이 반영되면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JP모건 역시 목표치를 최대 8500까지 올렸다. 기본 시나리오도 기존 6000에서 7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메모리 중심 이익 추정치가 37% 상향됐고, 변동성 지표 안정으로 디레버리징 압력이 완화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외국인 수급도 바닥을 통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 이후 대규모 매도 이후 자금 유입이 재개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중심 이익 사이클 회복과 맞물린 흐름이다.
결국 현재 시장은 '리스크 장세'가 아니라 '이익 장세'로 재편되는 초기 국면에 가깝다. 지정학적 변수는 변동성을 키우지만 방향성을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코스피 6,200선 방어는 그 신호로 해석된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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