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글로벌 주요 증시를 압도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독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실적 대비 여전히 저평가된 구간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47.6% 상승하며 주요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16.9% 상승했고 미국 S&P500 지수는 3.3% 올랐다. 코스피 상승률이 S&P500의 약 14배에 달하는 셈이다.
중장기 성과 역시 두드러진다. 지난 1년 기준으로 보면 S&P500 지수가 38% 상승하는 동안 코스피는 149% 급등하며 격차를 크게 벌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개선 기대와 글로벌 자금 유입이 맞물리며 상승 탄력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부각됐던 전쟁 국면에서 코스피는 한 달간 19% 하락하며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한 달 동안 22% 급반등에 성공하며 빠르게 낙폭을 만회했다. 위험자산 선호 회복과 외국인 자금 유입이 반등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주에는 실적 발표가 추가 상승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오는 23일 컨퍼런스콜을 여는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재차 유입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만8000원 오른 116만6000원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여력에 무게를 싣고 있다. 코스피가 6200선에 근접했음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부담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선행 주당순이익(EPS) 증가를 반영할 경우 현재 코스피 6200선 기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7.55배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코로나19 당시 저점과 유사한 수준으로, 과거 경기 침체나 위기 국면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선행 PER 8배를 적용할 경우 코스피는 6600선, 9배를 적용하면 74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과거 위기 국면보다 낮은 ‘딥 밸류’ 구간”이라며 “실적과 펀더멘털 동력이 유효한 상황에서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사상 최고치 경신이 가능한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12개월 선행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2% 수준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배에 그치며 글로벌 주요 증시 평균인 3.1배, 아시아 신흥국 평균 2.0배 대비 큰 폭 할인된 상태다. 특히 유사한 수익성을 보이는 국가들과 비교할 경우 저평가 정도는 더욱 뚜렷하다. 미국과 대만의 PBR이 각각 4.5배, 3.9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는 구조적인 디스카운트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코스피는 상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 등과 같은 정부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 영향으로 PBR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반도체 중심의 실적 호전 사이클 진입으로 향후 글로벌 투자자들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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