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이임식을 마친 이창용 전 총재가 향후 행보와 재임 시절을 돌아보는 소회를 밝혔다. 퇴임 후에도 경제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낼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서울 중구 한은 기자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양한 질문에 답변했다.
개인 방송 채널 개설 소식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진 데 대해 이 전 총재는 선을 그었다. 농담으로 꺼낸 말이 기사화됐다는 설명이다. 전달하려는 메시지 성격에 맞춰 적절한 소통 창구를 택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대학 강단 복귀 가능성도 언급됐다. 여러 교수직 제의가 들어오고 있으나 학점 부여 업무가 내키지 않아 당장은 수락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국내에 머무르되 해외에서 매력적인 기회가 주어지면 검토할 여지를 남겨뒀다.
4년 임기를 자평해 달라는 요청에는 신중한 답변이 이어졌다. 자신의 역량과 한계 내에서 국가 전체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아 정책 결정에 임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만족한다고 했다. 객관적 평가는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내려질 것이라는 말도 보탰다.
재임 기간 중 가장 고된 시기로는 2024년 금리 인하 시점 논쟁이 꼽혔다. 물가와 금융 안정을 함께 고려한 결정이었음에도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쏟아졌던 때다. 운동 후 사우나에서 마주친 시민에게 꾸중을 들었던 일화까지 공개하며 당시 압박감을 전했다. 정권 교체 이후엔 오히려 금리를 지나치게 낮춰 환율과 부동산 시장 불안을 야기했다는 정반대 비난이 나왔다고 회고했다. 양 방향에서 질책을 받은 셈이니 균형 잡힌 결정이었다는 방증이라며 금융통화위원들의 판단에 감사를 표했다.
가장 보람 있던 순간으로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 대응 과정이 지목됐다. 국내보다 해외 매체의 문의가 빗발쳤던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정상 작동하면 경제와 정치가 분리될 수 있다는 논리로 외신 인터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신속히 관련 분석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덕분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논란을 빚었던 이른바 서학개미 발언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잘못된 표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나 지금 다시 말한다면 내국인의 해외 투자 확대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표현을 썼을 것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 해외 투자 문제가 공론화되어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으니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 정세에 관해서는 예측 불가능성을 강조했다.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해 방향성을 가늠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중동 사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앤스로픽의 미토스가 촉발한 사이버 보안 이슈 역시 뜨거운 화두였다고 소개했다.
신현송 후임 총재 후보자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역량을 갖춘 인물을 모셨으니 인준 절차가 원활히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 4년간 오히려 자신에게 조언과 도움을 준 분이기에 따로 당부드릴 내용이 없다며 신뢰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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