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19일(현지 시각)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스테이블코인이 당장 은행권을 뒤흔들 변수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시장 규모가 3000억달러를 넘어섰지만 미국의 제도와 기존 결제망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은행 예금을 본격적으로 대체하긴 어렵다는 취지다.
아브히 스리바스타바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 부사장은 현재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부문에 미치는 혼란 위험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줄인 가상자산이다. 시장이 빠르게 커졌다고 해도 은행의 예금 기능을 바로 대신할 단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스리바스타바 부사장은 미국의 이자 규제를 주요 배경으로 들었다. 은행 예금은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이용자에게 직접 이자를 제공하는 데 제약이 있어 시중 자금을 대거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카드 결제와 송금망 등 기존 금융 인프라도 여전히 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단기간에 은행 서비스를 떠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와 송금 수단으로 주목받고는 있지만, 실제 생활 속 금융 서비스 전반에서 은행을 밀어낼 정도의 영향력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제도적 뒷받침과 이용자 혜택, 기존 금융망과의 경쟁 구도 모두에서 넘어야 할 벽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다만 무디스는 장기적으로는 다른 그림이 펼쳐질 수 있다고 봤다.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넓어지고 실물 자산을 토큰 형태로 쪼개 거래하는 RWA(실물자산 토큰화) 시장까지 함께 커지면 은행의 예금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금이 줄면 은행이 기업과 가계에 자금을 공급하는 능력도 함께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가상자산을 넘어 결제·보관·거래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를 넓혀 갈 경우를 전제로 한 분석이다. 지금은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제도 정비와 시장 확대가 맞물리면 은행의 자금 조달 구조와 수익 기반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시장 확대 속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는 규제가 꼽힌다. 미국에선 암호화폐 시장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로 거론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아직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제도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확대 역시 당분간은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디스의 이번 평가는 단기와 장기를 구분해 봐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장 은행 예금을 빠르게 대체할 가능성은 낮지만,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 토큰화가 금융시장 안으로 더 깊이 들어오면 은행권의 기반을 서서히 흔들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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