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배경아동의 사회 적응, ‘한국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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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배경아동의 사회 적응, ‘한국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

베이비뉴스 2026-04-20 09:11:00 신고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우리 사회에서 성장하는 모든 아이들이 차별 없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이주배경아동, 함께 키워요’ 연속 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연재는 언어·문화 장벽과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인해 여전히 교육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배경아동들의 실태를 조명하고 제도적 개선 방향을 모색합니다. 모든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포용적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감과 연대의 마음이 확산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 말

초록우산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 한국어 수업에서 이주배경 아동이 발표하는 모습. ⓒ초록우산 초록우산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 한국어 수업에서 이주배경 아동이 발표하는 모습. ⓒ초록우산

“한국어 소통이 전혀 되지 않아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입니다.” 

공교육 현장에서 이주배경아동을 한국어 위탁교육과정으로 연계할 때 자주 듣는 말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마주하는 아이들의 현실은 이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함이 있다.

필자는 초등학교에서 30년간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2024년부터 초록우산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에서 경기도교육청 한국어 위탁교육과정 담임교사로 근무 중이다. 이 과정은 한국어 소통능력이 부족해 수업 참여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한국어 교육과 함께 기초 교과 지도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느끼는 점은, 이주배경아동의 어려움을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만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위탁교육과정에 연계된 아동 중 상당수는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거나 언어 습득 잠재력이 충분한 경우가 많다. 이들은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 이전 학교 적응 실패로 인한 또래 관계 위축, 내향적인 성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말하지 않는 선택’을 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아동 개개인의 특성을 세밀하게 살피기 어렵기 때문에 수업 중 발화 여부나 교사와의 상호작용 정도를 중심으로 한국어 능력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실제 언어 능력과 무관하게 한국어가 어려운 아동으로 분류되어 위탁교육과정으로 연계되기도 한다. 이는 아동이 자신의 언어 능력을 과소평가하게 만들 수 있으며 실제 상황과 맞지 않는 교육 환경에 놓이게 할 수 있다. 

또한 현장에서 체감하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한국어 능력을 판단하는 통일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학교와 지역, 교사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동부터 일반교과 학습이 가능한 아동까지 다양한 수준의 아이들이 위탁교육과정으로 연계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교육의 초점을 흐리게 하고 개별 아동에게 적합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한다.

물론 최근 ‘모두의 한국어’와 같은 언어 능력 진단 및 온라인 교육 지원 서비스가 도입되며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의 수준을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평가는 대체로 언어 능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아동 개별 상황이나 심리적인 요인까지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주배경아동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고 학교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어 능력뿐 아니라 일상 의사소통 능력, 학습 수행 가능성, 심리·정서 상태를 종합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표준화된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아동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나아가 교과 지도에 그치지 않고 아동이 다양한 활동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또래와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래와의 역할극, 외부 견학, 집단 미술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을 한다면 아이들이 서툴더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친구와 교사, 나아가 사회와 소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교육과정만큼 중요한 것은 아동이 학교 안에서 어떤 경험을 하느냐이다. 이주배경아동에게 학교는 단순한 학습 공간을 넘어, 새로운 언어와 문화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첫 사회적 공간이다. 한국어 교육과 함께 다양한 지원이 마련된다면 이주배경아동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교육 속에서 학교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초록우산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 한국어 위탁교육과정 방윤경 담임교사. ⓒ초록우산 초록우산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 한국어 위탁교육과정 방윤경 담임교사. ⓒ초록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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