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파는 찰옥수수 어디서 오나 했더니…국민 여름 간식 원조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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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서 파는 찰옥수수 어디서 오나 했더니…국민 여름 간식 원조는 ‘이곳’

위키트리 2026-04-19 23:1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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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면 전국 국도변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플래카드가 있다. "찰옥수수 나왔습니다." 고속도로 졸음쉼터와 국도변 가판대마다 즐비한 찰옥수수는 한국인에게 여름 그 자체다. 그런데 그 옥수수가 어디서 오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롯데마트, 새벽 수확 '괴산 대학 찰옥수수'. 지난 2001년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모델이 '괴산 대학 찰옥수수'를 집어 들고 있다. / 뉴스1

찰옥수수 원조는 충북 괴산군 장연면이다. 인구 1886명의 작은 면 단위 마을이 지금은 연간 300억 원 규모의 찰옥수수 산지가 됐다.

12년 연구 끝에 탄생한 품종

괴산 대학찰옥수수는 고향을 사랑한 한 농학자의 집념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주인공은 충남대학교 농과대학 최봉호 교수(2025년 작고)다. 충북 괴산군 장연면 출신인 최 교수는 어떻게 하면 고향 사람들이 잘 살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전공인 육종학을 살려 옥수수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장연면에서는 담배농사를 많이 지었는데 노력에 비해 수익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최 교수는 1980년대부터 전국의 재래종을 수집해 교배 실험을 반복했다. 달고 맛있으며 껍질이 얇고 식감도 좋은 품종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12년의 연구 끝에 1991년 마침내 '연농 1호'를 개발했다. 기존 옥수수가 알갱이 줄이 12~14줄인 데 비해 연농 1호는 8~10줄로 가늘고 길다. 알갱이 사이가 빽빽하지 않아 입으로 먹기에도, 손으로 뜯어 먹기에도 편리하다. 당도가 높고 고소한 데다 수확 후에도 당도가 오래 유지된다. 설탕을 넣지 않고 소금만 조금 넣어 익혀도 제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당도가 높고 껍질이 얇아 맛있는 괴산 대학찰옥수수. / 괴산군 제공

처음에는 인지도가 낮아 최 교수가 직접 트럭에 옥수수를 싣고 아파트 단지를 돌며 홍보에 나섰다. 워낙 맛이 뛰어나다 보니 길거리와 고속도로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품종을 고향 괴산 농민들에게 집중 공급했고, 괴산에서만 씨앗을 팔았다. '괴산에서 생산하고 대학교수가 개발한 찰옥수수'라는 의미에서 '괴산 대학찰옥수수'라는 이름이 붙었다.

껍질 얇고 쫀득한 맛, 소비자를 사로잡다

괴산 대학찰옥수수가 사랑받는 이유는 맛에 있다. 당도가 높을 뿐 아니라 껍질이 매우 얇아 이 사이에 잘 끼지 않는다. 퍽퍽하지 않고 쫀득하며, 익힌 것을 얼렸다가 데워 먹어도 본래 상태를 어느 정도 유지한다. 이 때문에 한창 출하 시즌에 두어 포대씩 사다 삶은 뒤 얼려 놓고 1년 내내 먹는 가정도 있다.

처음 10농가가 3㏊를 재배하는 데 그쳤던 것이 1999년 본격 상품화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재배 면적은 장연면 전역으로 넓어졌고, 괴산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자리잡았다.

타 품종과 격리 재배, 품질 관리가 핵심

괴산군은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엄격한 품질 관리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지리적 표시 제77호로 등록했으며, 다른 품종과 꽃가루가 섞이지 않도록 일정 구역 안에서만 대학찰옥수수를 재배하고 인근 전답에서는 타 품종 재배를 금지한다. 연작으로 인한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수확 후 다른 작물을 심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 같은 관리 체계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연속 농림축산식품부 파워브랜드 선정으로 이어졌다.

흰색 낱알이 고르게 붙어 있는 괴산 대학찰옥수수. / 괴산군 제공

파종은 3월 20일경 시작해 약 200일을 키운 뒤 7월 10일경 수확에 들어간다. 오랜 기간 출하하기 위해 5일 간격으로 나눠 심어 가을까지 지속적으로 수확하는 농가도 생겨났다. 주문 판매의 경우 신선도 유지를 위해 24시간 내 택배 도착 원칙을 지키고 있다.

300억 산업으로, 가공품까지 확장

지난해 괴산에서는 1539농가가 1149㏊ 규모 밭에서 약 9552t을 수확해 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시골절임배추, 청결고추와 함께 괴산을 대표하는 3대 농산물로 꼽힌다.

가공품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괴산군 농업기술센터는 2024년 관내 업체와 함께 옥수수 분말을 활용한 빵을 개발해 제품화에 성공했다. '옥수수 품은 괴산빵'이라는 이름으로 지적재산권 10종도 확보했다. 기술을 이전받은 괴산 지역 베이커리와 카페에서 현재 직접 생산·판매 중이다.

판로 확대를 위한 농민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해 7월 괴산군 사리면·칠성면·연풍면 주민자치위원회가 수도권 자매결연 도시를 찾아 직거래 행사를 열었다. 사리면 주민자치위원회는 경기도 시흥시와 의왕시에서 500여 상자를 판매했고, 칠성면과 연풍면도 서울 강남구, 성남시, 경기도 의정부시 등지에서 잇따라 직판 행사를 이어갔다.

국도변에서 무심코 집어 든 찰옥수수 한 자루, 그 뒤에는 한 교수의 12년 연구와 30년을 이어온 마을의 역사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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