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는 늘상 새로운 것들이 쏟아집니다. 기기가 될 수도 있고, 게임이나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지요. 바쁜 일상 속, 많은 사람들이 그냥 기사로만 ‘아 이런 거구나’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접 써봐야 알 수 있는 것,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도 많지요. 그래서 이데일리 ICT부에서는 직접 해보고 난 뒤의 생생한 느낌을 [잇(IT):써봐]에 숨김없이 그대로 전달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솔직하지 않은 리뷰는 담지 않겠습니다.[편집자 주]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중고차를 팔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다른 데 팔았으면 더 받을 수 있었을까?”. 직접 차량을 중고차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며 그 궁금증을 풀어보기로 했다. 7년간 7만km를 탄 그랜저 IG 차량으로 카머스와 엔카, 두 플랫폼에서 순차적으로 경매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낙찰가 차이는 147만원이 발생했다.
◇중고차 플랫폼 경매, 어떻게 돌아가나
요즘 중고차를 파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당근마켓이나 보배드림, 중고나라 같은 개인 거래, 케이카와 같은 업체 직매입, 그리고 엔카, 카머스, 헤이딜러, 차봇처럼 딜러 간 경쟁 입찰 방식의 플랫폼이다.
딜러 경쟁 입찰 방식은 이렇게 작동한다. 판매자가 차량 정보와 상태를 플랫폼에 등록하면, 전국 제휴 딜러 수십 명이 동시에 견적을 제시한다. 마치 역경매처럼 딜러들이 서로 높은 가격을 써내고, 판매자는 그 중 가장 높은 가격을 골라 거래를 확정하면 된다. 내가 발품을 팔 필요 없이, 딜러들이 알아서 경쟁하는 구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론적으로 시장 최고가를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1라운드: 카머스 평가사와 일정 잡기
첫 번째 플랫폼은 카머스였다. 앱에서 차량 기본 정보를 입력하고 방문 일정을 잡으니, 며칠 뒤 평가사가 약속 장소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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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사는 도착하자마자 차 주위를 천천히 돌며 외관 스크래치와 덴트를 하나씩 체크했다. 이어 본넷을 열어 엔진룸 상태를 확인하고, 실내 시트·대시보드·천장 오염 여부까지 꼼꼼히 살폈다. 주행거리계를 확인하고, 사고 이력 조회 시스템에 차대번호를 직접 조회하는 것도 눈에 들어왔다. 걸린 시간만 꼬박 1시간. 예상보다 꼼꼼하게 점검하는 걸 보고 “정말 제대로 보는구나” 싶었다.
그렇게 나온 카머스 낙찰가는 1280만원이다. 예상했던 가격보다는 적게 나왔기 때문에 고민스러웠다.
당장 돈이 급한건 아니었기 때문에 카머스 외에 엔카를 통해서 한 번 더 차량 판매를 시도했다. 엔카 평가를 받기 전에는 세차장에서 외부 세차와 실내 청소를 하고 트렁크 짐정리를 했다. 앞서 카머스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경매에 올리기 전 세차도 못하고 사용하던 차량 그대로였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2라운드: 세차만 했는데 엔카 결과는 달랐다
엔카 앱에서 ‘비교견적 믿고’ 서비스를 선택하고 방문 일정을 잡았다. 엔카 평가사는 카머스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였다. 외관 확인, 엔진룸 점검, 실내 상태 체크까지 30분 만에 마무리했다.
“카머스보다 훨씬 빠른데, 과연 제대로 보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들 즈음, 평가사가 오늘 오후부터 견적 접수가 시작된다고 알려줬다. 48시간 동안 엔카 제휴 딜러들이 실시간으로 견적을 올렸다. 앱 화면에서 숫자가 올라가는 걸 지켜보는 것도 묘한 긴장감이 있었다.
12건의 입찰이 들어왔고, 최종 낙찰가는 1427만원이다. 카머스보다 147만원이 높았다. 물론 엔카가 업계 1위 플랫폼이라 딜러 풀이 넓고 경쟁이 치열한 탓도 있겠지만, 기자는 다른 변수에 더 눈길이 갔다. 세차와 차량 정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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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거래 당근마켓은 더 비싸게 팔 수 있을까
차량 평가와 경매가 진행되는 1~2주 기간 동안 당근마켓에도 같은 차를 올려봤다. 아무래도 개인 간 직거래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평가사 방문 없이 직접 찍은 사진 몇 장과 차량 설명을 적어 올렸다. 빠른 판매를 위해서 2만원을 들여 광고를 진행했다. 반응은 빨랐다. 그런데 대부분이 브레이크오일, 차량 긁힘 등 결함을 물어보고, 가격 네고가 되는지 등의 탐색성 문의였다. 진지한 구매 의사 없이 일단 찔러보는 메시지가 대부분이었고, 겨우 일정을 잡아도 연락 두절이 되는 상황이 빈번했다.
또 반대로 차량에 관해 세부적인 질문을 해서 직접 답변하기 어려운 것도 상대방이 구매 결정을 망설이게 하는 부분이라는 걸 느꼈다. 여러모로 중고차를 개인 거래로 파는 건 시간과 에너지 소모가 상당하다는 걸 새삼 실감한 시간이었다. 당근 중고차 게시물의 총 조회수는 1600여회가 나왔고, 관심은 52건, 채팅은 총 8명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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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당근마켓에서 개인간 거래 외에 직접 올린 사진을 기반으로 중고차 딜러 견적을 받았을 때도 1200만원대였다. 플랫폼 경매보다 가격이 낮았다.
최종적으로 결정한 엔카의 장점은 경매가 그대로 판매가 가능하고, 결정 후 2~3일만에 탁송 예약이 이뤄졌고, 탁송 현장에서 바로 경매 금액을 계좌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가격이 가장 높았던 것이 주효했다.
이번 경험에서 얻은 결론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깨끗한 차 상태가 의외로 중요했다. 딜러들도 결국 차 사진과 상태를 보고 가격을 써낸다. 깨끗한 차가 더 높은 견적을 부른다는 건 시장의 기본 원리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다양한 플랫폼에 평가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평가사 분들은 플랫폼 소속도 있지만 프리랜서인 경우가 있고, 사람에 따라 지나치게(?) 꼼꼼하게 차량을 보는 사람의 경우 차량의 장점 보다는 단점만 부각되서 경매 낙찰가격이 낮게 형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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