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씩 갔어도 또 가자고 하면 좋다고 따라나서는 힐링 장소가 있다. 곤지암 근처 화담숲이다. 접근성도 좋아 서울에서 1시간 정도 승용차를 타고 가면 된다. 친구들과 모임 장소를 답사하기 위해 다녀왔다. 이번에 어디를 갈까? 장소를 물색하며 사전 문의한 결과 반은 갔다 온 적이 있고 반은 처음이라 했다.
몇 번 갔다 온 친구도 거기 좋다며 다시 가는 데 찬성이다. 반대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그 이유는 답사하고 알았다. 그곳은 사계절이 있어 갈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국내 굴지 그룹 회장님이 원래 자연을 사랑하여 만들어 놓은 장소라 한다. 직원들 연수원 자리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규모를 넓혀 외부에도 공개하고 있다.
여행은 경치도 중요하지만 잘 먹고 마시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즐기는 것이다. 승용차로 서이천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 나가면 곧바로 낯선 카페를 만날 수 있다. ‘이진상회’라고 마치 회사 이름 같은 카페다. 화담숲 가는 길에 있는 카페로 이곳을 빼놓을 수 없다.
5000평(1만6528㎡)의 넓은 부지에 갖가지 수많은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크고 작은 조각품들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강스럽다. 안쪽 건물에는 유명한 ‘들밥 집’이 있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이천 쌀밥과 한정식 한 상을 맞이할 수 있다.
식사 후 앞 건물 카페로 옮겨 맛 좋은 빵과 커피 한잔을 즐기면 금상첨화다. 그렇게 맛있는 음식과 커피를 즐긴 후 약 20~30분 더 차를 몰고 가면 드디어 목적지 화담숲이 나온다.
화담숲은 커다란 산 계곡 전체를 정원처럼 조성해 놓은 곳이다. 나이 불문하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게 데크를 깔아 걷기도 쉽다. 모노레일도 있어 몸이 불편한 사람도 얼마든지 숲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다.
화담(和談)이란 ‘마음을 터놓고 정담을 나눈다’ 는 뜻이다. 창업자의 아호이기도 한 이 화담숲은 그가 생존할 때 사랑했던 자연을 보고 듣고 느끼며 담소를 나누라고 만들어 놓은 곳이다. 가는 길에 놓인 팻말과 시비에서도 그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무엇을 그렇게 서둘러 가려고 하십니까? 서두르지 말고 귀 기울여 천천히 숲의 소리를 듣고 옆에 있는 사람의 소리를 들어 보세요.”
바쁜 도심에서 살면서 길든 ‘빨리빨리’의 습관이 ‘아차’하고 순간 멈춰 서게 된다.
화담숲은 크게 다섯 가지 테마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별채처럼 지어진 화담 채와 자연생태관이 있는 원앙 연못 구간이다. 이곳은 커다란 연못을 중심으로 카페와 음식점들이 있어 쉬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별채처럼 있는 화담채 건물은 영상으로 담아 놓은 화담숲의 사계절이 있어 한 곳에서 사계절을 느껴 보는 공간이다. 기획 전시로 이루어지는 <새의 일생> 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이라는 가치를 보여준다. 새의 탄생과 비상까지 한 생명의 여정을 예술 작품과 표본으로 한 장소에서 현실감 있게 느껴 볼 수 있다. 새의>
어릴 때 시골에서 많이 보았던 참매의 모습과 뻐꾸기, 뻐꾸기의 알을 품는 오목눈이 둥지. 멀리 동산에서 들려오던 딱따구리의 표본 모습은 저 먼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어 하트모양으로 조성된 약속의 다리를 건너 이끼원을 지나면 철쭉·진달래길로 이어진다. 발에 밟힐 듯 길을 따라 피어있는 진달래꽃을 감상하고 매화 꽃핀 탐매원을 지나면 자작나무숲에 들어와 있다. 국내 여러 곳에 자작나무숲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의 자작나무숲이 유명한 것은 자작나무숲에 융단처럼 피어 어우러져 있는 수선화꽃 때문이기도 하다. 군데군데 쌓아 놓은 돌탑과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이다. 이런 숲을 가꾸어 놓았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자작나무껍질(수피)에는 기름기가 많고 습기에 강하고 불에 잘 타 옛날에는 결혼식 때 신방을 밝히는 촛불의 재료로 사용되었고 한다. 자작나무 이름도 탈 때 나는 ‘자작자작’하는 소리 때문에 지어졌고, 특히 수피는 항균 작용이 강하여 차로 끓여 마시기도 하였다 한다.
과거 고구려나 신라에서는 종이 대용으로 사용되었는데, 천마총의 <천마도> 그림도 자작나무 껍질로 만들었고,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로 만들었을 만큼 사랑받는 나무였다. 천마도>
수선화꽃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작나무숲을 감상하다 자리를 옮기면 전망대가 나온다. 산 높은 전망대에 올라 첩첩이 쌓인 넓은 산야를 한눈에 내려보면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여기까지 관람객을 실은 모노레일이 올라와 벚꽃 숲을 따라 다음 승강장으로 이동한다. 몸이 불편한 노약자나 어린이들도 관람하기에 편리한 시설이다. 우리는 걸어서 양치 식물원을 지나 다음 코스인 소나무정원으로 이동한다.
소나무정원은 보기에도 기품 있는 소나무들이 가꾸어져 있다. 사철 푸른 소나무는 한국과 일본이 원산지로 전국 어디에나 자라지만 이곳의 소나무는 특별하게 잘 관리된 듯하다. 소나무정원을 걸으며 소나무에서 나오는 정기를 듬뿍 받은 느낌이다.
소나무정원을 지날 때쯤 쉬어가는 벤치에 다람쥐 한 마리가 앉아 햇빛을 즐기고 있다. 다가가도 오히려 도망갈 생각은 않고 모델이 되어주는 듯 이리저리 포즈을 취하고 있다. 그만큼 관광객들과 가까워져 있다는 뜻이다.
이어지는 분재원과 암석·하경 정원에 이르면 갖가지 진귀한 암석들과 수석들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분재원의 분재들은 오랜 세월을 가꿔온 것들로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자연의 축소판 같은 것들이다.
전통 담장 길에 접어들면 친숙한 담장이 편안함을 주는가 하면, 돌담을 타고 몇 단계로 내려오는 작은 폭포는 오늘의 화담숲의 모습을 담기 좋은 포토존이 되어 준다. 숲에는 몇 군데 물레방아가 설치되어 있어 시원함과 더불어 정겨움을 더해 준다.
무궁화동산·색채원·수국원을 돌아 내려오는 길에 화담숲의 사계를 담은 사진첩이 있어 가을 단풍철의 모습은 얼마나 더 예쁠까 마음을 이끈다.
반딧불이 서식처를 지나 추억의 정원에 들어서면 옛 추억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옛날 어릴 때 즐겼던 그네·시소·강강술래·제기차기·달고나 아저씨·씨름·딱지치기·닭싸움·말타기·줄다리기와 오일장을 즐겼던 전통시장의 모습들이 조각 작품으로 만들어져 추억 속에 빠져들게 한다.
“그래 옛날 우리의 모습들이 이랬었지.”
화담숲을 천천히 돌며 감상하다 보니 어느덧 마음이 따뜻해지는 드라마 한 편을 감상한 느낌이다. 꽃과 나무·자작나무 숲·가득 핀 수선화·벚꽃·잘 가꾸어진 정원과 물레방아·돌담으로 흐르는 폭포수·멋지게 조성된 소나무 숲·추억의 정원 등 보고 즐기기에 너무도 훌륭한 곳이다.
이 아름다운 화담숲이 지금은 봄이지만 여름과 가을, 겨울은 어떤 모습으로 마음을 채워줄까 기대된다. 그래서 이 화담숲을 가꾼 돌아가신 그룹 회장님은 그런 말을 남겼다 한다.
“내가 죽은 뒤라도 ‘그 사람이 이 숲만큼은 참 잘 만들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했던 그 분의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우린 그가 만들어 놓은 이 아름다운 숲을 찾아와 즐기면 좋은 것이다.
여성경제신문 박종섭 은퇴생활 칼럼니스트
jsp1070@hanmail.net
박종섭 작가
금융권 실무와 대학 사회복지 강의를 거쳐 정년퇴직 후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 민간전문강사로 활동했다. 교육 현장과 군부대, 기업 등에서 인성교육에 힘써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학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슬기로운 은퇴설계 지혜로운 재무설계> , <가슴 떨릴 때 go! 제주 한 달 살기> , <행복노트> 등이 있으며, 현재 은퇴설계 전문강사이자 칼럼니스트로서 후회 없는 제2의 인생을 제안하고 있다. 행복노트> 가슴> 슬기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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