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이 17일 확보한 자료를 통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첫째 딸 A씨가 2022년 11월 한국 여권을 새로 발급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여권은 2027년 11월까지 유효한 일반 복수 여권이다.
핵심 쟁점은 A씨가 여권을 재발급받을 당시 이미 영국 시민권자였다는 것이다.
1991년에 태어난 A씨는 1999년 영국 시민권을 획득하면서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잃었으나, 법적으로 요구되는 국적 상실 신고 절차를 밟지 않았다.
국적법상 국적 상실 신고가 이뤄지면 여권도 자동 무효화되지만, A씨는 신고를 하지 않아 기존 여권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재발급 신청 시 A씨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해 별다른 검증 절차 없이 5년짜리 복수 여권을 교부했다.
이러한 행위는 현행 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한다.
여권법 제24조에 따르면 '사기 등 부정한 수단으로 여권을 발급·재발급받거나 이를 중개한 자에게는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형이 부과된다'고 명시돼 있다.
한발 더 나아가 A씨는 작년 1월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위법하게 취득한 한국 여권을 출입국 심사에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 의원은 A씨가 자신이 영국인임을 인지하면서도 의도적으로 한국 여권을 출입국관리소에 제출해 법무부를 기망했다고 꼬집었다.
출입국관리법 제7조는 '외국 국적자는 입국 시 유효한 본국 여권과 법무부 장관이 발행한 비자를 소지해야 한다'고 명시하며, 동법 제94조는 위반자에게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의 이같은 행적은 신 후보자의 아내와 아들이 지난 20년 동안 한국 여권 발급이나 사용 이력이 전혀 없는 점과 뚜렷이 대비된다.
미국 뉴욕 출생인 배우자는 2011년 국적 상실 절차를 완료했으며, 미국·영국 이중국적을 가진 장남 역시 만 16세가 된 2012년 동일한 신고를 마친 후 군 복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신 후보자는 A씨의 국적 상실 미신고와 관련해 "행정 절차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고 소명했으나, 장남의 경우 병역 면제를 위해 정해진 기한 내 정확하게 신고를 완료한 점과 모순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울러 신 후보자가 2023년 12월 본인 소유의 서울 강남구 동현아파트에 A씨를 허위로 전입 신고한 정황도 밝혀졌다.
신 후보자는 주민센터에 직접 작성한 전입신고서를 접수하면서 A씨의 과거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해 내국인인 것처럼 위장했다.
이 또한 주민등록법 위반 행위로, 최대 3년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신 후보자는 A씨 관련 서류를 인사청문회 당일인 지난 15일까지 미제출하다가, 청문 경과보고서 의결이 연기되자 뒤늦게 자료 요청에 응했다.
2014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래 청문회 당일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사례는 신 후보자가 최초다.
재경위는 자료 제출 불충분 등의 사유로 청문보고서 의결을 미뤄둔 상황이며, 금일 오후 3시 전체회의에서 후속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천하람 의원은 "영국 국적 보유자가 대한민국 정부를 속여 여권을 재발급받은 것은 명백한 '행정 사기'"라면서 "그럼에도 후보자는 특혜를 받은 적 없다며 발뺌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성토했다.
그는 이어 "온 가족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그 이후로도 허위 전입신고와 국적 편법 활용으로 국가 제도를 농락해온 인물에게 대한민국 중앙은행 수장 자리를 내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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