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스타트업 생산
기후변화 여파로 카카오 공급 불안
초콜릿업계 '게임 체인저' 될까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세계 첫 실험실 배양 초콜릿바가 등장했다. 카카오버터 같은 초콜릿 원료가 기후변화 여파로 가격이 불안정한 만큼 이를 인공 재료로 대체하자는 취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인 셀레스테 바이오가 세포 배양 기술 기반의 카카오버터를 활용해 초콜릿바 첫 시제품 10여개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셀레스테 바이오는 영국 초콜릿 업체 캐드버리의 모회사인 미국 몬덜리즈가 투자한 업체다. 이번 시제품 제조는 영국 버밍엄의 캐드버리 본빌 공장에서 이뤄졌다.
FT는 이번 성과를 통해 초콜릿 업계가 서아프리카의 카카오 플랜테이션(기업용 농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한발짝 더 다가가게 됐다고 짚었다.
서아프리카의 카카오 농장들은 기후변화 여파와 투자 부족 문제로 수확량이 급감해 최근 수년 사이 세계적인 카카오 가격 인상을 촉발한 바 있다.
셀레스테 바이오의 미할 베레시 골롬 최고경영자(CE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세포 배양 카카오버터로 진짜 밀크 초콜릿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천연연료처럼 종전의 설비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드롭인' 대체재인 만큼 제조 공정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회사 연구진은 카카오 콩에서 채취한 세포를 설탕과 영양분을 주면서 탱크에서 배양해 카카오버터 본연의 지방질과 맛 화합물을 재현했다고 FT는 전했다.
셀레스테 바이오는 이번 기술이 자연 보전 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 카카오 플랜테이션을 만들려면 열대우림을 대거 벌목해야 하고 많은 농업 쓰레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베레시 골롬 CEO는 "카카오 세포들이 카카오나무 1그루씩의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 배양 시설을 초콜릿 공장 바로 옆에 지으면 원료 운송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회사 측은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의 허가를 얻어 내년 말께 시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 시장 판매에 대한 승인 절차는 그보다 더 오래 걸릴 전망이다.
시판에 맞춰 배양 카카오버터의 생산량을 연 5만톤(t) 수준으로 높인다는 것이 회사 측의 구상이다.
카카오 가격은 2024∼2025년 사이 t당 3천달러 미만에서 최대 1만2천달러로 4배나 치솟았다.
초콜릿 업계는 이처럼 원가 급등으로 이윤이 줄자 대안 마련에 나섰다.
스위스 대기업 린트는 배양 카카오 기술 기업인 푸드 브루어에 투자했고, 세계 최대 농산물 무역업체인 카길은 파트너사와 함께 포도 씨와 해바라기 단백질 등을 원료로 한 '무(無) 카카오' 초콜릿 유통에 착수했다.
영국 스타트업 윈윈은 곡물과 콩류를 발효시켜 초콜릿 특유의 풍미를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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