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북중미월드컵 조 추첨 행사 도중 손을 맞잡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북중미월드컵 기간 미국 전역에서 이민 단속을 중단하는 방안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5일(한국시간)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최근 내부 논의에서 월드컵 기간 동안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을 전면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하는 방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요청은 경기장 주변을 넘어 개최 도시 전반, 나아가 대회 기간(39일) 동안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재집권 이후 대규모 불법이민 단속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촉발됐다. ICE는 주요 도시에서 집중 단속을 벌여왔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의 충돌 및 사망 사건까지 발생하며 사회적 논란이 커졌다. 특히 체포자의 상당수가 범죄 전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권 우려도 확산됐다.
월드컵을 앞두고 ICE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ICE 측은 대회 기간 보안 지원의 일환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노동조합과 미 의회 일부 인사들은 경기장 인근이나 개최 도시에서 이민 단속이 병행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해왔다. 유럽 등 일부 회원국 축구협회들도 자국 팬들의 안전 문제를 FIFA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해 클럽 월드컵 당시에도 경기장 주변에서 ICE 및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이 목격됐다는 팬들의 제보가 이어졌고, 이에 대해 미 국토안보부는 단속 활동은 없었다며 부인한 바 있다. 다만 당시 FIFA와 백악관 간 비공식 합의를 통해 경기장 인근에서의 적극적 단속은 자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FIFA 내부에서는 인판티노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인판티노는 트럼프의 취임식과 사전 행사에 참석했으며, 최근에도 공식·비공식 일정에서 여러 차례 동행했다. FIFA는 뉴욕 트럼프타워에 사무소를 개설했고, 트럼프에게 ‘FIFA 평화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월드컵의 성공 개최와 안전 확보를 강조했다. 월드컵 태스크포스 역시 연방·주·지방 당국 간 협력을 통해 안전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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