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경계 세우고 삶의 중심 찾는 기술…'착함 중독'·'휘둘리지 않는 법'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나만 조금 고생하면 모두가 편할 수 있어. 나는 괜찮아.', '시간이 없긴 한데 내가 이 부탁을 거절하면 실망하지 않을까', '이제는 지쳤어. 관계에 거리를 좀 두고 싶은데 상대가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
한 미국 설문조사 기관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49%는 자신을 '피플 플리저'(people pleaser)라고 정의한다.
'피플 플리징'(people pleasing)은 자기 자신보다 타인의 요구와 바람, 감정을 먼저 챙기는 습관적 행동을 말한다. 북미권에서 널리 쓰이는 심리학 용어로, 국내에서는 '착한 아이 증후군'과 유사한 의미로 통용된다.
라이프 코치 헤일리 머기는 신간 '착함 중독'에서 이러한 행동의 배경과 영향을 파헤치고, 남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나 자신의 감정과 요구는 돌보지 못하는 '착함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들은 타인의 호감을 얻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베풀고, 좀처럼 거절하거나 선을 긋지 못한다.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쓸모 있고, 힘이 돼야만 자신의 존재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충분한 휴식, 건강한 식사, 병원 진료 같은 신체적 필요를 소홀히 하거나, 여유도 없는데 돈을 빌려주며 재정적 필요를 외면하기도 한다. 정서적 교류가 이뤄지지 않는 연인이나 친구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자신의 정서적 필요를 방치하기도 한다. 이런 방치에는 대가가 따른다."
자기감정을 억누르면서 불편함과 불만이 생기고 불안, 우울, 스트레스가 심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타인의 행복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자기 내면의 감정이나 행복을 희생하지 않는 건강한 이타심이나 친절과는 구분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피플 플리징'을 자신을 돌보지 않는 일종의 '자기 유기'라고 표현한다.
"자신보다 타인을 우선시하는 태도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드러나지만 그 근본적인 원인은 자기 자신과의 단절에 있다."
책은 이러한 패턴이 형성되는 배경으로 과거의 트라우마나 어릴 적 부모의 양육 태도, 가족 내 관계 방식, 사회적 성별 규범, 집단주의 문화 등을 꼽는다.
저자는 특히 지나치게 타인을 우선시하는 태도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국 나의 안전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소속감과 타인의 인정, 이해받고 사랑받는다는 느낌, 기본적인 필요의 충족 등 사회적, 정서적, 물질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침묵이 아니라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삶에서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얻는 훨씬 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처럼 오래된 습관이 돼버린 패턴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그 패턴이 내 삶에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이해해야 하며, 관계 속에서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건강한 경계'를 세우고 자신만의 가치와 우선순위에 따라 주도적으로 선택하며 사는 방법을 제시한다.
호주 출신의 자기 계발 작가 대니얼 치디악도 신간 '휘둘리지 않는 법'에서 타인의 말 한마디, 사소한 사건에도 감정적으로 쉽게 흔들리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경계를 설정하고 삶의 중심을 다시 찾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늘 남을 먼저 생각하다가 정작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남아있지 않게 되면 공허한 상태가 되고, 타인의 감정과 무게까지 모두 떠맡게 되고 원망만 쌓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타인에게 과도하게 헌신하는 습관에서 벗어나 건강한 관계만 남기려면 죄책감이라는 순간의 불편함에 굴복하지 말고 자신이 허용할 수 있는 시간적, 감정적, 물리적 경계를 설정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명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 착함 중독 = 비즈니스북스. 정지현 옮김. 424쪽.
▲ 휘둘리지 않는 법 = 웅진지식하우스. 고현석 옮김. 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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