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왼손 투수 양현종(38·KIA 타이거즈)이 구속이 아닌 노련함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베테랑의 진가가 돋보인 경기였다.
양현종은 지난 14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거뒀다. 시즌 세 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거둔 그는 통산 187승을 기록, 이 부문 역대 1위 송진우(은퇴·210승)와의 격차를 줄였다.
압도적인 구위보다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이날 양현종의 최고 구속은 141㎞/h에 그쳤다. 1회 초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던진 초구 직구는 140㎞/h로 측정되기도 했다.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는 아니었지만, 완급 조절과 정교한 제구,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아웃카운트 18개를 책임졌다. 투구 수(76개)를 고려하면 7이닝 이상도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였지만, '일주일 2회 등판' 등 일정 관리 차원에서 조기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팀 후배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150㎞/h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지고도 제구 난조로 기복을 보이는 이의리(2패 평균자책점 11.42)에게는 '구속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진 경기였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까지 '사상 첫' 11년 연속 150이닝을 소화한 KBO리그 대표 이닝이터다. 다만 올 시즌에는 이닝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팀에 필요한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전성기 대비 떨어진 구속 역시 크게 의식하기보다는, 현재의 조건에 맞는 투구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해 2+1년 최대 45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양현종은 "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해내는 선수가 되겠다.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 다짐처럼 양현종은 시즌 초반 안정적인 투구와 함께 팀 안팎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기록 이상의 존재감으로 KIA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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