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링프로젝트, 서혜영 개인전 ‘Layered Void’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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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링프로젝트, 서혜영 개인전 ‘Layered Void’ 개최

문화매거진 2026-04-15 09:46:43 신고

▲ 뉴스프링프로젝트, 서혜영 개인전 'Layered Void' 포스터 
▲ 뉴스프링프로젝트, 서혜영 개인전 'Layered Void' 포스터 


[문화매거진=방효근 기자] 보이지 않는 기억과 감각은 어떤 방식으로 형상을 갖게 되는가. 시간 속에 축적된 경험의 흔적과 ‘비어 있음’의 구조를 탐구하는 전시가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뉴스프링프로젝트는 서혜영 개인전 ‘Layered Void’를 다음달 5월 9일까지 개최한다.

이 전시는 ‘중첩된 비어 있음’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작가가 지난 25년간 구축해온 조형 언어를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회화, 조각, 설치 등 총 44점의 작품을 통해 기억과 감각, 이미지의 잔상이 물질적 형식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탐색한다. 여기서 ‘비어 있음’은 단순한 공허가 아니라, 시간과 경험이 겹겹이 쌓여 형성된 구조적 공간으로 이해된다.

▲ 전시 전경 / 사진: 뉴스프링프로젝트 제공 
▲ 전시 전경 / 사진: 뉴스프링프로젝트 제공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먼저 얇은 흰색 망으로 덮인 회화를 마주하게 된다. 캔버스 위에 드리워진 그물망은 화면을 직접적으로 응시하는 것을 방해하면서도, 내부의 형상을 희미하게 드러낸다. 이로 인해 작품은 감추는 동시에 드러내는 이중적 상태를 형성하며, 익숙한 회화 감상의 방식을 낯설게 전환시킨다.

이러한 작업은 제목 ‘Layered Void’가 지시하듯 서로 다른 층위가 중첩된 상태를 시각화하는 데서 비롯된다. 연필 선, 망, 금속선, 비즈 왁스, 비닐 등 비교적 명료하지 않은 재료들이 여러 겹 쌓이며 평면과 입체를 가로지르는 독특한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특히 설치 작업에서는 작가의 조각적 감각이 두드러진다. 철망과 구리선, 황동 구슬, 유리 패널, 비닐 등 일상적이거나 산업적인 재료들은 서로 엮이고 연결되며 새로운 구조로 재탄생한다. 내부가 비어 있는 이 구조물들은 주변 환경을 반영하고 겹쳐지며, ‘비어 있음’이 곧 또 다른 형태의 존재 방식임을 드러낸다.

▲ 전시 전경 / 사진: 뉴스프링프로젝트 제공 
▲ 전시 전경 / 사진: 뉴스프링프로젝트 제공 


서혜영의 작업은 ‘남겨둔 것’에 대한 사유에서도 출발한다. 파리에서의 체류 중 접한 정원의 가지치기 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그는, 완전히 잘라내지 않고 남겨둔 가지에서 이후의 성장 가능성과 보이지 않는 시간을 읽어낸다. 이러한 인식은 감추어진 것, 덮인 것, 남겨진 것에 주목하는 작업 전반의 태도로 확장된다.

또 신작 회화에서는 과일을 보호하는 스티로폼 완충재, 천으로 덮인 조각상, 드레스 속 페티코트 구조 등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는 장면들이 주요 모티프로 등장한다. 작가는 이러한 ‘덮고 감싸는 행위’를 통해 드러나지 않은 구조와 감각을 끌어올린다.

드로잉 연작 ‘물질도감’ 역시 주목할 만하다. 트레이싱지 위에 연필과 색연필로 그려진 이 작업은 이끼나 곰팡이처럼 미세하고 연약한 자연의 형상을 포착하며, 보이지 않는 생명성과 물질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담아낸다. 빛을 투과하는 장치와 결합된 이 드로잉은 상반된 요소들을 조화롭게 공존시키며 또 다른 감각적 경험을 제시한다.

▲ 전시 전경 / 사진: 뉴스프링프로젝트 제공 
▲ 전시 전경 / 사진: 뉴스프링프로젝트 제공 


서혜영의 작업은 단순한 형식 실험을 넘어, 시간과 기억, 노동과 감각이 축적된 ‘과정’ 자체를 드러낸다. 얇은 망으로 감싸인 화면과 비어 있는 구조물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보이는 것 너머의 층위를 인식하게 하며, 존재와 부재, 가시성과 비가시성 사이의 경계를 사유하게 만든다.

‘Layered Void’는 결국 비어 있음 속에 축적된 시간과 감각의 층을 따라가며, 우리가 쉽게 지나쳐온 세계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하게 하는 전시다. 관람객은 작품 사이를 거닐며 중첩된 감각의 구조를 경험하고, 그 안에서 조용한 사유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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