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천=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국내에서는 흔히 야구, 축구, 농구, 배구를 4대 프로스포츠로 분류한다. 이중 농구와 배구는 남녀 프로리그를 갖췄고, 축구는 남자 프로 K리그와 여자 실업 WK리그를 각각 운영한다. 야구의 경우 프로 KBO리그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 여자 선수들이 설 수 있는 프로 혹은 실업 무대를 갖추지는 못했다.
척박한 환경에도 여자야구 선수를 꿈꾸는 유망주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 관계자는 "대회 명단을 보면 팀별 1명 이상의 여자 선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체로 보면 수십 명은 된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남자 또래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미래의 여자야구 국가대표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자 선수들의 활약은 11일부터 14일까지 충남 서천군 일대에서 열린 제10회 한국컵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대회는 한국스포츠경제와 한스경제가 주최하고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주관한다.
서천군 유소년 야구단의 김태연(장항초 5)은 12일 꿈나무리그(11세 이하) 현무 8강전에서 팀의 12-0 대승을 이끌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는 이날 슬러거 유소년 야구단과 만나 2번 2루수로 출전해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2루타 1개를 기록했다.
대회 기간 만난 김태연은 "2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4살 차이인 오빠가 서천군에서 1년 먼저 야구하는 걸 보고 같이하게 됐다"고 입문 계기를 소개했다. 김태연의 오빠 김윤규는 12일 주니어리그(16세 이하) 8강전 김포시 유소년 야구단과 경기에서 6번 2루수로 나와 팀의 8-1 승리를 이끌고 MVP로 뽑혔다. 같은 날 남매가 동시에 MVP를 차지하는 경사를 누린 셈이다.
유격수를 선호하는 김태연은 힘 있는 송구를 위해 매일 팔굽혀펴기를 30개씩 할 만큼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두 남매의 아빠인 김기남 씨는 "딸이 야구하는 걸 많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해줘 기쁘다"며 "딸이 야구하면서 여자야구를 적극적으로 보게 되고 관심을 두게 됐다. 하고 싶은 대로 밀어주고 싶다"고 흐뭇하게 바라봤다.
세종시 유소년 야구단의 황채윤(연봉초 6)은 이번 대회 유소년리그 청룡(13세 이하) 3경기에 출전해 6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을 올렸다. 황채윤은 "세종시에는 3살 많은 여자야구 선수인 선주하 언니가 있어서 롤모델로 삼고 있다. 친구의 여동생도 새싹리그(9세 이하)에서 취미로 뛰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2년 전부터 전문 야구선수를 목표로 잡은 황채윤은 "다른 종목은 공을 차거나 던지는 등 하나만 할 수 있다. 그런데 야구는 공을 치고, 던지고, 받을 수 있는 게 매력이다"라며 "힘에서는 조금 밀려도 또래들과 뛸 수 있는 게 너무 좋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에 속한 선수들은 새싹리그, 꿈나무리그, 유소년리그, 주니어리그 등 연령별로 세분화된 리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여자야구 선수들도 고등학교 1학년까지 클럽야구 생활을 이어간다.
황채윤은 대한유소년야구연맹에서 경험을 쌓고, 미래에는 올해 신설된 미국 여자프로야구 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게 꿈이다. 그는 "처음엔 야구를 잘 몰랐지만, 지금은 제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다"라며 "앞으로 여자야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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