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시간, 두 가지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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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시간, 두 가지 방식

노블레스 2026-04-14 15:00:00 신고

독일 글라슈테에서 시작된 랑에 운트 죄네(A. Lange & Söhne)는 단순한 시계 브랜드를 넘어 독일식 정밀 워치메이킹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온 존재입니다. 19세기 창립 이후 이어진 기술적 유산 그리고 전쟁 이후 단절을 딛고 1990년 다시 부활한 서사는 오늘날까지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습니다. 모든 무브먼트를 자체 제작하고 두 번 조립하는 전통 그리고 화려함보다 완성도를 앞세우는 태도는 여전히 랑에 운트 죄네를 특별하게 만드는 핵심입니다.

이러한 철학 위에서 공개되는 2026년 신제품은 흥미롭게도 상반된 두 방향을 보여줍니다.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워치스앤원더스(Watches and Wonders 2026)에서 공개된 랑에 1 투르비옹 퍼페추얼 캘린더 루멘(LANGE 1 TOURBILLON PERPETUAL CALENDAR Lumen)과 삭소니아 애뉴얼 캘린더(SAXONIA ANNUAL CALENDAR)는 각각 드러나는 복잡함과 절제된 복잡함이라는 서로 다른 해석을 통해 랑에 운트 죄네의 현재를 설명합니다.

랑에 1 투르비옹 퍼페추얼 캘린더 루멘
(LANGE 1 TOURBILLON PERPETUAL CALENDAR Lumen)
새롭게 개발된 매뉴팩쳐 칼리버 L225.1은 타임피스의 다이얼과
케이스백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빛으로 드러나는 기술, 랑에 1 투르비옹 퍼페추얼 캘린더 루멘

이번 신제품은 랑에 운트 죄네의 기술력을 보다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모델입니다. 랑에 1 특유의 오프센터 다이얼 구조를 기반으로 투르비옹과 퍼페추얼 캘린더라는 두 가지 고난도 컴플리케이션을 결합하면서도 시각적으로는 오히려 더 과감한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이 모델의 핵심은 ‘빛’입니다. 반투명 사파이어 다이얼을 통해 하부 구조가 은은하게 드러나고, 자외선을 통해 충전된 형광 요소들은 어두운 환경에서 모든 정보를 선명하게 표시합니다. 특히 랑에 운트 죄네의 상징적인 아웃사이즈 데이트가 어둠 속에서 또렷하게 발광하는 모습은 단순한 시인성을 넘어 기계 구조 자체를 시각적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이는 기능과 디자인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허문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 페이즈 역시 한 단계 진화했습니다. 낮과 밤을 구분하는 디스크가 추가되며 단순한 달의 움직임을 넘어 시간의 흐름 자체를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낮에는 밝은 하늘, 밤에는 별이 가득한 하늘이 나타나는 이 구성은 기능성과 스토리텔링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요소입니다. 여기에 122.6년 오차 기준의 정밀도까지 더해지며 기술적 완성도 역시 놓치지 않았습니다.

무브먼트 측면에서는 더욱 압도적입니다. 새로운 자동 와인딩 매뉴팩처 칼리버 L225.1은 600개 이상의 부품으로 구성되며 투르비옹, 퍼페추얼 캘린더, 스톱 세컨즈, 아웃사이즈 데이트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합니다. 특히 스톱 세컨즈가 적용된 투르비옹은 기술적으로도 매우 까다로운 영역으로 랑에 운트 죄네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마감 역시 인상적입니다. 블랙 폴리싱 처리된 스틸 부품은 특정 각도에서는 거울처럼 반사되다가 각도가 바뀌면 깊은 블랙으로 변하는 특유의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여기에 투르비옹 콕에 새겨진 별과 유성 모티프, 다이아몬드 엔드스톤 등은 기능을 넘어선 장식적 완성도를 더하며, ‘루멘’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하나의 완성된 세계관을 구축합니다.

케이스와 무브먼트 구성 역시 랑에 1 투르비옹 퍼페추얼 캘린더 루멘의 완성도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950 플래티넘 케이스는 직경 41.9mm, 두께 13.0mm로 다양한 컴플리케이션을 통합한 모델다운 존재감을 갖추면서도 균형 잡힌 비율을 유지합니다. 내부에는 매뉴팩처 칼리버 L225.1이 탑재되며 총 685개의 부품과 74개의 주얼로 구성된 복합 구조를 이룹니다. 시간당 21,600회 진동하는 밸런스 시스템과 자체 제작 밸런스 스프링을 기반으로 약 5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며 레트로그레이드 요일, 월과 윤년 디스플레이, 낮/밤 인디케이터가 결합된 문 페이즈까지 더해져 기능적 밀도를 극대화합니다. 950 플래티넘 원심 추가 장착된 단방향 중앙 로터는 효율적인 와인딩을 지원하며 블랙 로듐 도금 처리된 18캐럿 화이트 골드 중앙부와 대비를 이루며 시각적인 완성도까지 고려했습니다. 또한 수작업 인그레이빙이 적용된 투르비옹 콕과 인터미디어트 휠 콕, 골드 샤통, 다이아몬드 엔드스톤 등 전통적인 디테일은 기술적 구조 위에 장식적 깊이를 더합니다.

삭소니아 애뉴얼 캘린더(SAXONIA ANNUAL CALENDAR)
새로운 L207.1 매뉴팩쳐 칼리버는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절제 속에 숨겨진 완성도, 삭소니아 애뉴얼 캘린더

삭소니아 애뉴얼 캘린더는 애뉴얼 캘린더라는 실용적인 컴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구성된 모델이지만 이를 드러내는 방식은 극도로 절제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캘린더 기능이 많아질수록 다이얼은 복잡해지기 마련이지만 이번 타임피스는 오히려 여백과 균형을 통해 시각적인 부담을 덜어냅니다. 요일, 월, 문 페이즈, 날짜가 각각 독립된 영역에 배치되면서도 하나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성은 랑에 운트 죄네 특유의 설계 감각을 잘 보여줍니다. 특히 36mm라는 비교적 컴팩트한 케이스 안에서 이 모든 정보를 무리 없이 담아낸 점은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치밀한 계산의 결과입니다. 손목 위에서의 비율과 착용감까지 고려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디테일을 들여다보면 이 시계의 진짜 매력이 드러납니다. 각 서브 다이얼의 미세한 베벨 처리와 아주라주 패턴은 빛의 반사를 통해 다이얼에 은은한 입체감을 부여하며, 단정한 구성 속에서도 풍부한 표정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문 페이즈 디스크는 750 골드 위에 400개 이상의 별을 배치해 작은 우주를 연상시키며, 정적인 다이얼 안에서 미묘한 움직임과 깊이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기능적인 완성도 역시 높습니다. 애뉴얼 캘린더는 30일과 31일을 자동으로 구분하며 사용자는 1년에 한 번 2월 말에만 조정하면 됩니다. 여기에 모든 캘린더를 한 번에 조정할 수 있는 푸시 버튼과 개별 코렉터를 동시에 제공해 실사용 편의성까지 고려했습니다. 복잡한 기능을 탑재하면서도 사용자 경험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새롭게 개발된 자동 칼리버 L207.1은 안정적인 성능과 함께 랑에 운트 죄네 특유의 미학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3/4 플레이트 구조, 수작업 인그레이빙, 골드 샤통과 같은 전통적인 디테일은 독일식 워치메이킹의 정수를 보여주며 절제된 다이얼과는 대비되는 내부의 화려함을 형성합니다. 여기에 플래티넘 원심 추가 장착된 로터와 21,600vph 진동수, 약 60시간 파워리저브까지 더해지며 실용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결국 새로운 삭소니아 애뉴얼 캘린더는 겉과 속의 대비를 통해 완성도를 전달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랑에 1 투르비옹 퍼페추얼 캘린더 루멘
삭소니아 애뉴얼 캘린더 화이트 골드 버전
삭소니아 애뉴얼 캘린더 핑크 골드 버전

서로 다른 접근, 같은 결론

랑에 1 투르비옹 퍼페추얼 캘린더 루멘과 삭소니아 애뉴얼 캘린더는 분명 서로 다른 방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는 복잡함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다른 하나는 복잡함을 철저히 정리합니다. 그러나 두 모델 모두 결국 ‘어떻게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단순히 기능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고 사용자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번 신제품은 랑에 운트 죄네가 여전히 자신만의 기준으로 워치메이킹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절제와 과감함이라는 상반된 표현 속에서도 그 중심에는 변함없이 완성도에 대한 집요한 집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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