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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홈플러스 관련 채권 793억 전액 ‘추정손실’
13일 이데일리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홈플러스 관련 채권을 연말 기준 전액 ‘추정손실’로 분류했다. 이는 자산건전성 분류상 가장 낮은 단계로, 회계적으로는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채권에 적용된다.
문제가 된 채권은 홈플러스가 납품업체 대금을 결제하는 과정에서 활용해온 ‘기업구매전용카드’와 법인카드 거래에서 발생한 금액 총 793억원이다. 이 중 기업구매전용카드 거래가 6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기업이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할 외상대금을 카드로 결제하고, 카드사가 이를 대신 지급한 뒤 일정 기간 후 기업으로부터 회수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카드사는 해당 기업의 신용위험을 직접 부담하게 된다.
특히 홈플러스가 회생 신청 이전까지 구매전용카드 거래를 롯데카드에 집중시켜온 점을 감안하면, 현재 손실 인식은 사전에 형성된 거래 구조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2022년 이후 홈플러스 관련 거래에 본격 참여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2022년 700억원대였던 거래 규모는 2024년 7000억원대로 확대된 반면, 다른 카드사들의 거래는 정체되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채권은 유동화되지 않고 롯데카드가 직접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구매전용카드 거래는 통상 매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겨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반면 유동화되지 않은 채권은 카드사가 직접 신용위험을 부담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결과적으로 리스크가 롯데카드에 집중되는 형태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전체 채권 규모 중 204억원은 대손충당금으로, 589억원은 대손준비금으로 각각 적립된 상태다. 자산건전성 분류상으로는 전액 ‘추정손실’이지만, 회계상 비용으로 반영되는 충당금과 자본 내 적립 성격의 준비금은 구분돼 반영된다. 전체적으로는 손실 가능성을 반영한 보수적 회계 처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회수율 자체는 여전히 100%로 가정되고 있다. 조사보고서상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부채 총액을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전액 회수 가능성은 유지되고 있다. 다만 변제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 회수를 전제로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방식이 적용되면서, 결과적으로 손실이 선반영된 구조다.
문제는 회생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수차례 연장한 데 이어 최근 공개 매각 본입찰에서도 인수 희망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향후 추가 입찰이나 인수합병(M&A) 절차가 진행될 경우 회생 절차가 더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지연은 금융사의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체 기간이 길어질수록 ‘추정손실’ 분류가 유지되면서 대손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고 자본 여력이 제약될 수 있다”며 “회생 과정에서 공익채권이 증가할 경우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회생지연에 영업정지까지…MBK 책임론 확산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개별 채권 문제를 넘어 지배구조 이슈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가 모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계열사라는 점에서 그룹 내 리스크 관리와 이해상충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까지 겹치면서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롯데카드에 대해 영업정지 4.5개월과 과징금 부과 등을 포함한 제재안을 사전 통보한 상태다. 제재가 확정될 경우 신규 회원 모집이 제한되면서 수익 기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실적 측면에서도 부담은 나타나고 있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고,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역시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본업 수익성이 약화된 가운데 대손비용과 조달비용 부담이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사모펀드 중심의 기업 운영 방식에 대한 논쟁도 다시 불붙는 분위기다. 차입매수 이후 비용 절감과 자산 매각 중심 전략이 장기적인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지적과 함께, 금융계열사를 통한 자금 조달 구조 역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인영 의원은 “홈플러스와 롯데카드 사이의 거래 집중과 계열 구조가 카드사의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진 점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동일 사모펀드 아래 계열사 간 거래에서 이해상충과 리스크 이전이 없었는지 금융당국이 엄정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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