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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용품이 아닌 ‘전통’을 판다
대회가 열린 일주일 동안 기념품은 얼마나 팔렸을까. 12일(한국시간) 미국 폭스 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2026년 마스터스 기간 발생한 기념품 판매 규모는 약 7000만 달러(약 1039억 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하루에 약 1000만 달러(148억 원), 10시간 매장 운영 기준으로 시간당 약 100만 달러(14억8000만 원)다. 초 단위로 따지면 1초에 약 277달러(41만 원)가 팔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놀라운 점은 이 모든 매출이 온라인 판매 없이 현장 매장에서만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른바 ‘마스터스 경영학’은 올해도 건재했다. 그 중심에는 팬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기념품 판매가 있다. 마스터스 기념품은 단순한 골프용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인 기념품인 모자와 셔츠는 물론, 컵·장바구니 같은 생활용품까지 품목이 다양하다. 특히 올해는 버크맨플레이스라는 정해진 장소에서만 약 575달러(약 80만 원)에 판매한 ‘마스터스 로고 마작세트’가 등장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일부 기념품은 리셀(되팔이) 시장에서 수 십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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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상징적인 기념품은 ‘놈’(gnome) 인형이다. 약 60달러에 판매되는 이 인형은 하루 약 1000개 한정 수량으로 풀리는데, 매일 개장 후 1시간도 안돼 ‘품절’이다.
마스터스 기념품이 현장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건 이유가 있다. 마스터스 기념품은 온라인에서 팔지 않는다. 또한 마스터스 기간에만 살 수 있다. 대회장에 와야만 구매할 수 있는데 입장권을 구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이처럼 희소성을 갖기에 팬들의 소비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해 무방비로 지갑을 열게 한다.
◇기념품 매출액, 프로 구단 연매출 능가
기념품 판매 등을 통해 거두는 막대한 수익은 마스터스 대회의 규모와 권위를 유지하는 밑거름이 된다. 최근 수 년간 마스터스 대회의 총상금이 꾸준히 증가한 것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에 기반한다는 평가다. 마스터스 총상금은 △2024년 2000만 달러 △2025년 2100만 달러 △2026년 2250만 달러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올해 우승 상금도 450만 달러(약 67억 원)로 전년보다 30만 달러 인상됐다.
대회가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을 다시 선수들에게 되돌려주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마스터스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브랜드’로 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회 기간 팔려나간 7000만 달러 이상의 기념품 매출액은 미국 일부 프로스포츠 구단의 연간 상품 매출을 뛰어넘을 정도로 어머어마한 규모다. 마스터스의 상징성과 소장가치가 더해진 결과물이다.
이같은 마스터스만의 정책은 대회의 품격과 규모를 유지하고, 상금을 키우고, 전 세계 골프 팬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핵심 축이 되고 있다. 초록색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작은 인형 하나가 만들어 내는 경제적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그렇게 쌓인 수익이 다시 대회의 품격을 높이고 상금을 키우며, 마스터스를 세계 최고 권위의 골프 대회로 유지하는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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