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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주가 누르기 의심하는 주주들
13일 금융투자업계 및 주주들에 따르면 동양이엔피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25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그 전에는 경기도 평택 본사를 찾아가기도 했으며 청와대 앞 시위도 나섰다.
1987년 설립된 동양이엔피는 이른바 ‘스위칭 전원공급장치’(SMPS) 전문기업으로 삼성전자 협력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에 TV용 어댑터와 스마트폰 충전기를 납품하며 성장한 회사의 연결기준 매출액·영업이익은 △2023년 5369억 1417만원·429억 5841만원 △2024년 5483억 9278만원·516억 1812만원 △2025년 5964억 7521만원·536억 1758만원으로 증가세다.
주주들은 회사가 탄탄한 실적을 기록 중임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주주들은 배당성향 확대를 비롯해 △5대 1 액면분할 △장학재단에 출연한 자기주식(자사주) 반환 △무상증자 실시 등을 회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말 열린 정기주주총회에 배당금을 1주당 2000원으로 올리는 안건과 액면분할 실시 안건이 상정됐으나 결국 부결됐다. 대신 회사 측이 책정한 배당금 450원(시가배당률 1.7%) 안은 가결됐다.
우선 주주들은 회사가 이익잉여금이 충분함에도 배당 성향이 낮다고 꼬집는다. 동양이엔피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익잉여금은 약 4090억원, 자본유보율은 무려 1만 984%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3년 간 배당 성향은 6%대에 그치고 있어 주주에게 이익을 충분히 돌려주지 않고 쌓아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회사 측이 과거 2020년 당시 약 65억원(39만 319주) 규모의 자사주를 김재만 동양이엔피 대표가 직접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있는 장학재단에 출연한 것도 문제 삼고 있다. 대주주 명의의 장학재단이 회사의 우호 지분으로 악용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까지 도입된 상황에서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회사 측 “21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배당 실시”
주가가 낮으면 배당금을 굳이 늘리지 않아도 시가배당률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주들은 회사가 주가를 억지로 누른다고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주주들은 김재만 대표가 실질적인 최대주주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모티브링크와의 합병설도 그 배경으로 거론하고 있다. 모티브링크의 1·2대 주주인 에스디와이(지분율 23.17%)와 신동양홀딩스(20.24%)의 소유주가 김 대표이며, 그의 두 자녀 또한 모티브링크의 지분을 각각 5%씩 보유하고 있다. 합병 과정에서 동양이엔피의 가치를 낮게 반영하는 합병비율로 진행하면 고평가 기업(모티브링크)의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측 관계자는 “우수한 회사임에도 주식 유동성이 부족해 주가가 제 가격을 못 찾고 있다”며 “회사 측에 무상증자를 요구했지만, 주가 저평가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를 망가뜨리려는 게 아니다. 알아서 잘 개선해 달라고 유도하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진전이 없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당국에 진정을 넣는 등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동양이엔피 측은 주주들이 제기하는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장 이후 주주가치 제고와 환원을 위해 21년 동안 단 한 해도 빠짐없이 배당을 실시해 왔다. 앞으로도 안정적·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장학재단에 출연된 자산은 이미 공익 목적의 재산으로 편입, 재단의 고유 목적사업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회사로 반환하거나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상속·증여세 또는 특정 거래를 목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회피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 합리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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