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판매되는 정량 표시상품 4개 중 1개는 내용량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용 오차 내에서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3일 시중에서 판매되는 정량 표시상품 1002개(상품별로 3개 씩 샘플 조사)를 대상으로 내용량의 적정 여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정량 표시상품이란 화장지, 과자, 우유 등의 상품 포장에 ‘2 m’, ‘500 g’, ‘1.5 L’ 와 같이 길이·질량·부피 등을 표시한 상품을 말하며 ‘계량에 관한 법률’에서는 실제 내용량이 표시된 양보다 일정 범위(법적 허용오차)를 초과해 적게 포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조사 결과 내용량이 법적 허용오차를 벗어난 상품은 2.8%로 전반적으로 법적 기준은 준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품별 내용량의 평균값을 보면 조사 대상 상품의 25%가 표시량보다 적게 포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내용량이 표시량보다 적은 상품이 25%에 달한 것은 일부 제조업자가 법적 허용오차 기준 내에서 내용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제도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는 쌀, 라면, 우유 등 취약계층 영향이 큰 ‘기초생활물품’, 유가공품, 음료, 간편식, 화장지 등 ‘소비자 밀접 상품’, 조미료, 주류, 유기농 식품 등 ‘용량 대비 고가 상품’, 냉동수산물 등 ‘정량 관리가 까다로운 상품’ 등 4개 유형의 상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품목군별로 보면 냉동수산물(9%), 해조류(7.7%), 간장·식초류(7.1%), 위생·생활용품(5.7%) 순으로 법적 허용오차를 벗어난 상품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평균 내용량이 표시량보다 적은 품목군은 음료류 및 주류 44.8%, 콩류 36.8%, 우유 32.4%, 간장 및 식초 31.0% 등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사업자들이 법적 허용오차를 악용해 평균적으로 내용량을 표시량보다 적게 포장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평균량 기준’ 도입을 포함한 ‘계량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적 허용오차 준수에서 법적 허용오차+평균량 준수로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량 표시상품 시장 규모가 약 400조 원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연간 조사 물량이 약 1000개 수준에 그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시판품 조사 규모를 연간 1만 개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박동규 기자 tudery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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