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 회사가 만든 ABF가 첨단 패키징 핵심
AI 가속기 패키지에 사용량 15~18배 늘며 제약 커졌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가속화되면서 반도체 공급망 곳곳에서 병목이 터지고 있다. 그중 눈에 덜 띄지만 영향이 큰 축이 ABF 서브스트레이트다. ABF는 Ajinomoto Build-up Film의 약자이며, 이름 그대로 ‘아지노모토’ 계열이 만든 필름 소재가 첨단 패키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ABF는 실리콘 다이와 PCB 연결 사이에서 절연층 역할을 하는 필름이다. 고밀도 I/O와 멀티 GHz 구간에서 신호 무결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고, 엔비디아 블랙웰·루빈 같은 대형 AI 가속기 패키지에서 중요도가 더 커졌다.
문제는 사용량이 ‘일반 패키지’와 비교가 안 된다는 점이다. AI 가속기 패키지는 ABF 레이어가 8~16층 이상 들어갈 수 있고, 때문에 ABF 사용량이 전통적인 GPU 등과 비교해 15~18배까지 늘어난다. 칩의 생산이 증가할 수록 필요한 ABF 레이어도 늘어나고, 그만큼 병목이 커진다.
공급망 구조도 타이트하다. 필름 소재 자체는 Ajinomoto Fine-Techno가 쥐고 있고, 그 위에서 Ibiden 같은 기판 업체와 대만 Unimicron 등 후속 공정이 더해진다. 하지만 필름 공급에서 차질이 발생하면 이후 공정으로 넘어갈 수가 없다. 공급부족 소재가 모든 공정을 중단시키는 치명타가 된다.
그렇다고 증설이 바로 해결책이 되지도 않는다. 생산을 늘리면 설비 투자 부담이 커지고, 수요 사이클이 꺾일 때의 리스크도 남는다. 게다가 패키지 크기가 커질수록 공정 난도도 올라간다.
결국 하이퍼스케일러가 ‘선결제’와 장기 계약으로 물량을 먼저 선점한다. 아지노모토가 라인을 늘릴 수 있게 돈을 먼저 입금하고,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다만 현 국면에서는 일부 고객에게만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나머지는 후순위로 밀린다.
수요 전망도 부담이다. ABF 수요가 연간 두 자릿수 성장으로 늘고, 몇 년짜리 수요 사이클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AI 칩 공급을 좌우하는 병목이 비단 ‘HBM’만이 아니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