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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간선거 전인 가을까지 유가가 낮아지겠느냐는 질문에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아질 수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그간 유가 급등이 단기 현상이라고 주장해온 것에서 한발 물러선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유가 정보업체 개스버디(GasBuddy)에 따르면 미국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달 들어 대부분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이란 전쟁이 벌어지기 전인 지난 2월엔 갤런당 3달러를 밑돌았으며, 지난 1년 동안에도 갤런당 3.25달러를 넘은 적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 해군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발표했다. 양측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1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미 동부시간으로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봉쇄가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에 한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마크 워너 상원의원(상원 정보위 간사)은 CNN방송에 출연해 “해협을 봉쇄하는 것이 어떻게 이란이 해협을 개방하도록 압박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CBS뉴스 인터뷰에서도 “이란은 수백척의 고속정으로 여전히 기뢰를 부설하거나 유조선에 폭탄을 설치할 수 있다”며 봉쇄의 실효성에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공화당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론 존슨 상원의원(위스콘신)은 ABC뉴스에서 이란에서 미국의 목표 달성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이것은 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협상 대표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 국회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백악관 인근 주유소 휘발유 가격 지도와 함께 “현재 휘발유 가격이나 잘 즐기시라. 곧 4~5달러 휘발유 시절이 그리워질 것”이라고 조롱했다.
한편 이번 이란 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입지를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휘발유 가격 급등에 불만을 품고 있으며, 같은 이유로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2기 임기 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공화당 내에서는 중간선거 이후 의회 장악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상·하원 중 한 곳에서라도 다수당이 되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각종 조사에 착수할 수 있고, 대통령의 입법 의제 대부분을 저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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