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여파로 종계 살처분 증가…중동전쟁에 비용 상승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기자 = 닭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치킨값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에 주로 쓰이는 9∼10호 닭의 공장가격은 ㎏당 5천308원으로 1년 전보다 13.1% 상승했다. 부분육 가격도 올랐다. 넓적다리는 ㎏당 8천713원, 날개는 1만298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3% 비싼 수준이다.
지난 달 생계 산지가격도 ㎏당 2천550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0.6%나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일평균 도축 마릿수 감소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인한 이동 제한, 육계 생산성 저하로 가격이 올랐다"며 이달 산지가격이 2천700원까지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닭고기 가격이 오른 데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이 크다. 2025∼2026년 동절기 육계(식용 닭)와 육용 종계(닭고기용 병아리를 낳는 부모 닭) 모두 살처분 규모가 각각 40만 마리를 넘어섰다. 1년 전 육계(25만3천 마리)와 육용 종계(12만4천 마리) 살처분 규모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치킨업계는 원재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선육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닭고기가 부족해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육용종계 부족 해소를 위해 육용종란(육계 부화용 유정란) 800만개를 수입했지만, 단기간 내 수급 안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종란을 부화시킨 뒤 육계로 출하하기까지 100일 이상 소요돼 당장 수급난 해소는 어렵다"고 말했다.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수급난이 이어지면 닭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튀김용 기름, 포장재 등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식용유 원료인 대두유 가격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지난 10일 기준 1파운드에 67.09센트로, 1년 전(46.32센트)보다 50% 가까이 상승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대두·해바라기·유채유 등 식물성 기름 가격 상승으로 지난 달 유지류 가격지수가 전달 대비 5.1%, 전년 대비 13.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영향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조달하는 기름값도 상승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339770]는 최근 튀김용 기름 가맹점 공급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곡물가도 오르고 중동전쟁으로 물류비가 상승해 튀김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비닐봉지·플라스틱 용기 등 포장재도 가격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원재료인 나프타가 중동 분쟁 여파로 수급 불안을 겪고 있어, 업계는 재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그룹은 최근 가맹점주들과의 회의에서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비닐 쇼핑백과 알루미늄 용기, 물류비 등 전반적인 원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설명했다.
비용 부담이 누적되면서 가격 인상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교촌치킨 일부 가맹점은 배달앱 판매가를 1천원가량 올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닭고기뿐 아니라 기름, 부자재 등 원가 부담이 가중돼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업체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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