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시나요? ‘클래식 人사이드’는 클래식의 진정한 매력을 전하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을 가진 연주자들을 만나는 특별한 코너입니다. 무대 위의 화려한 모습 뒤에 숨겨진 음악가들의 진솔한 이야기, 그들이 음악과 맺은 특별한 인연, 그리고 클래식을 사랑하게 된 계기까지. 각자의 악기와 함께 걸어온 독특한 여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이 얼마나 풍부하고 다채로운 감정을 담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 일상과 얼마나 가까운 곳에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친근함을 선사하는 것이 바로 ‘클래식 人사이드’의 목표입니다. 특히 ‘CLASSIC’의 각 문자를 키워드로 한 7가지 질문(Connection-Life-Audience-Soul-Story-Innovation-Catharsis)을 통해 음악가들의 내면과 철학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클래식 입문자부터 애호가까지, 모든 이들에게 음악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전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투데이신문 박경찬 기자】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며 정통 클래식의 언어를 단단히 다진 김준한은 무대와 화면을 오가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청년 피아니스트다. 여러 다양한 무대에서 차분히 쌓아 올린 연주력은 익숙한 작품 안에서도 자신만의 호흡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으로 이어졌고 클래식이 지닌 깊이와 섬세함을 오늘의 청중에게 보다 자연스럽게 건네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유명 클래식 채널 ‘또모’ 출연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도 넓히며 친숙함과 음악적 밀도를 함께 갖춘 연주자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의 깊이와 동시대적 감각을 함께 품은 피아니스트, 김준한을 만나보자.
Connection (연결)
간단한 자기소개와 클래식 음악과의 첫 연결 지점은 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피아노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준한입니다. 음악과의 첫 연결은 아주 이른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 태교 음악을 자주 들려주셨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지금도 어떤 음악들은 유난히 깊은 따스함으로 다가옵니다. 그 음악들을 듣고 있으면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자유롭게 뛰노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제게 음악은 배워 익히는 것을 넘어, 몸 안에 스며 있던 감각을 일깨워주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Life (삶)
클래식 음악은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저는 피아노가 다채로운 생각과 감정이 녹아 표현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제게 이런 피아노는 가장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입니다. 피아노 앞에 앉아 있을 때 제 자신에 매우 가깝다고 느낍니다. 제가 생각한 방향대로 소리가 반응해주는 순간이 매우 소중하고, 같은 곡도 매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입니다.
동시에 피아노는 저의 현재 상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좋은 선생님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흥미로우면서도 항상 배울 것이 넘쳐나는 존재입니다. 또한 클래식뿐만 아니라 국악, 가요, 팝, 세계 전통음악도 종종 듣는데 다양한 음악을 접할수록 표현하고 느낄 수 있는 지경이 더욱 넓어지는 것 같아 좋습니다.
피아니스트 김준한의 Schumann - Liszt 'Widmung' - Kim Junhan(슈만-헌정) 자료=김준한 개인 유튜브 채널]
Audience (관객)
무대에서 연주 중 관객과의 교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요.
사실 ‘교감’이라는 말을 쓰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제 연주에 조금이라도 흥미나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을 때 정말로 연주해야 하고 소리를 들을 때도 정말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루하지 않은 연주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예상되는 것과 예상치 못한 요소가 잘 어우러지고, 매 순간 새로운 것을 발견하며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평소에 제가 잠이 많은 편이라, 어쩌면 더욱 그런 연주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Soul (영혼)
연주할 때 가장 영혼을 담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음악적 신념이 있다면요.
모든 연주는 결국 그 순간의 진심과 몰입으로 완성된다고 믿어요. 저는 항상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자”는 다짐을 하며 무대에 섭니다. 수많은 연습을 통해 익숙해진 곡일지라도 무대 위에서는 매번 새로운 감정과 해석으로 임하려고 해요. 왜냐하면 그날의 컨디션, 관객, 공간의 울림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제 손끝에서 나오는 소리는 결국 저라는 사람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해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프레이징과 섬세한 음색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합니다. 제 음악적 신념은 ‘진정성’입니다. 단순히 기술적인 완벽함을 넘어 음악을 통해 제 진심이 전달되기를 언제나 바랍니다.
Story(이야기)
클래식과 얽힌 인상 깊은 이야기나 전환점이 있었나요.
『음악과 음악가』라는 책에 나오는 구절 중 “음악은 체스와 같다. 최고 권력은 퀸, 즉 선율이 쥐고 있지만 최후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킹, 즉 화성이다”라는 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평소에도 화성감을 잘 느끼고 이를 제대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기에 더욱 와닿았습니다. 좋은 음악들은 대체적으로 화성이 정교하면서도 매우 아름답게 짜여 있다고 느껴집니다.
또 같은 책에서 “말 없이 발전해가는 것이 마치 이름 덕을 보는 것인 양, 나는 신이 만들어 놓은 모습 그대로 아름답고 선한 것을 사랑한다”라는 구절도 깊이 공감됐습니다. 저 역시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그리고 그런 연주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물론 음악에는 다양한 색채가 존재하지만 그 바탕에는 선과 아름다움을 두고 싶습니다.
Innovation(혁신)
클래식 음악에서 시도해보고 싶은 새로운 방향이 있을까요.
피아노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해보고, 그것을 깊이 있는 표현으로 담아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움과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직접 경험한 사람이 더욱 다양한 색깔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학부 시절에 월터 아이작슨이 쓴 『레오나르도 다빈치 평전』을 구입한 이후로 지금도 종종 읽고 있는데 다빈치처럼 다양한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놀라움을 창조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매 순간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의 중요성도 더욱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재원 시절 박소연 선생님께서 신문 사설을 읽는 습관을 들여주셨는데 요즘도 매일 읽어보며 다양한 주제를 배울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Catharsis(카타르시스)
청년이나 비전공자에게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어떻게 설명하시겠어요. 더불어 예정된 공연도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제가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음악이 너무 좋아서 그 감정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클래식 음악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매우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연주할수록 더욱 설레고, 더 기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4월에는 롯데타워, 5월에는 소속사 공연장인 피오레움에서 연주가 예정되어 있으며, 6월에는 성남아트센터에서 협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관객분께 좋은 시간이 되실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음악이 잠시라도 쉼과 따뜻함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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