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개 육아’에도 급이 있다. 완벽에 가까운 통제와 질서를 자랑하는 다견 가족과, 사랑은 넘치지만 통제가 어려운 초보 보호자의 현실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가 이번에는 ‘개 육아 달인과 초보’를 동시에 조명한다. 제작진이 먼저 찾은 곳은 다섯 마리의 반려견이 함께 사는 이른바 ‘호빵 가족’. 첫 등장부터 단체 산책을 매끄럽게 해내며 남다른 아우라를 풍긴다. 단순한 산책을 넘어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장애물 묘기까지 소화하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이 가족의 핵심은 ‘질서’다. 아침 기상부터 취침까지 하루의 모든 루틴이 짜여 있고, 서열에 따라 움직인다. 식사조차 막내가 종을 울려야 시작되는 구조. 보호자 한동추 씨는 반려견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눈길을 끈다. “기다리세요”, “이리 오세요”와 같은 표현을 통해 관계 속 ‘존중’을 강조하는 것. 여기에 매일 반복되는 체계적인 훈련이 더해지며, 동네에서 손꼽히는 모범견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완벽했던 건 아니다. 첫 반려견 호빵이를 키울 당시에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이후 새끼들이 태어나며 다견 가정이 되자 훈련의 중요성을 절감했고, 보호자 역시 함께 구르고 뛰며 ‘특훈’을 이어갔다. 그 결과 지금의 안정적인 시스템이 완성됐다. 그럼에도 보호자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방법을 고민 중이다.
반면 또 다른 공간에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염소, 돼지, 닭, 고양이까지 아홉 마리의 동물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문제의 중심에 선 존재는 리트리버 ‘달빛이’다. 두 살이 된 달빛이는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다른 동물들을 쫓아다니며 거친 행동을 반복한다. 결국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울타리 안에서 보내는 신세다.
울타리 밖으로 나오는 순간 상황은 더 악화된다. 캠핑장을 운영하는 보호자의 공간을 제집처럼 누비며 손님 텐트에 난입하고 음식까지 탐한다. 가구와 벽, 카펫을 가리지 않는 파괴 행동도 이어진다. 보호자의 제지와 호출은 통하지 않는다.
이 같은 문제의 배경에는 성장 과정이 자리한다. 생후 8개월까지 제대로 된 환경이 아닌 곳에서 지내며 위축됐던 달빛이는, 이후 보호자의 애정 속에서 자신감을 회복했지만 기본 훈련이 부족한 상태였다. 억눌렸던 에너지가 폭발하듯 표출되며 통제 불능의 상태로 이어진 셈이다.
전문가 ‘설쌤’은 두 극단의 사례를 직접 마주한다. 완성형에 가까운 호빵 가족에게는 높은 평가를 내리면서도, 일부 환경이 특정 반려견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을 던진다. 반대로 달빛이에게는 터그 놀이를 통한 에너지 분출, 기본 복종 훈련, 올바른 산책 교육 등 단계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
같은 ‘개 육아’라도 방향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체계적인 훈련과 규칙이 만들어낸 안정,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사랑이 낳은 혼란. 두 보호자의 선택과 변화가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개 육아 달인과 초보를 찾아라’ 편은 11일 EBS1에서 방송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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