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한나연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보완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의 매물 흐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분’까지 중과 배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매도 기한이 사실상 연장된 가운데, 정책 효과를 둘러싼 해석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10일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오는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경우에도 중과를 적용하지 않는 보완 방안을 마련했다. 기존에는 해당 시점까지 토지거래허가를 받고 매매계약까지 체결해야 중과를 피할 수 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허가 신청’ 단계까지 기준이 완화됐다.
이번 보완책은 토지거래허가 심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 지연 문제를 반영한 조치다. 통상 허가 심사에는 약 15영업일이 소요되는데, 이달 중순 이후 신청 건의 경우 기한 내 허가 여부가 불확실해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현장에서는 사실상 매도 기한이 앞당겨졌다는 인식이 확산된 바 있다. 정부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매도 기회를 일정 부분 되돌리기 위해 제도 보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다시 한 번 자극하려는 정책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예고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는 급매물이 한 차례 유입됐지만, 최근 들어 매물 증가세는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7만6519건으로, 지난달 21일 8만건을 넘어선 이후 전반적인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변화 조짐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정부가 추가적인 매도 유인을 제공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매물 증가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중심으로 정책 영향이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오는 17일부터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 제한 등 금융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일부 매도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다만 매물 증가 폭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동시에 제기된다. 이미 양도세 부담을 고려해 매도에 나설 수요는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됐고, 현재까지 매도를 미룬 다주택자의 경우 보유나 증여로 방향을 정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 증여 건수는 총 1345건으로 2022년 12월(2384) 이후 3년3개월 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가격 흐름 역시 지역별로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난 강남 3구 등 상급지는 급매가 속출하며 하락한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은 매수세가 집중되며 급등하는 모양새다. 매물 감소와 실수요 유입이 맞물리며 이른바 ‘키 맞추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책 효과를 둘러싼 해석은 엇갈린다. 매도 가능 기간이 늘어난 만큼 추가 매물 출회가 기대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이미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된 상황에서 시장 흐름을 바꿀 정도의 변화로 이어지기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추가 매물을 기대하며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다주택자들의 매도 가능 기한 연장 효과로 매물 출회가 기대됨에 따라 급매물을 기다리는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여기에 비거주 1주택자의 매도 허용 여부까지 논의가 확대될 경우 시장 변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추가 매물 유입 가능성과 함께 일부에서는 갭투자 수요 자극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정책 파급 효과를 둘러싼 논의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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