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조정 쟁점은?…응보적 정의 vs 청소년 발달기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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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연령조정 쟁점은?…응보적 정의 vs 청소년 발달기 고려

연합뉴스 2026-04-10 17:24: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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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측 "제도 악용 소년에 경각심", 반대측 "엄벌주의 효과 근거 부족"

재판 (PG) 재판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1세 낮추는 연령 조정 논의가 이달 말 마무리된다.

촉법소년이란 형벌 법령을 위반했으나 교화 가능성을 고려해 형벌이 아니라 수강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는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말한다.

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전문가는 최근 촉법소년 범죄가 늘고 흉포화한 점, 형벌의 응보적 정의 실현 등을 근거로 든다.

한편 반대 측은 청소년기가 충동을 조절하는 뇌 기능이 발달하는 시기인 점, 사회 환경이 범죄 유혹에 빠지기 쉽게 변한 점 등을 들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기존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평등부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촉법소년 찬반 쟁점을 정리했다.

형사미성년자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 3차 회의 형사미성년자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 3차 회의

(서울=연합뉴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 3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4.10 [성평등가족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촉법소년 범죄 증가" vs "경미한 범죄 다수"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손정숙 울산지방검찰청 검사는 "많은 국민은 중학교 1학년이 처벌받지 못할 만큼 미성숙한지, 현재 잘못을 처벌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래의 이야기를 강조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워한다"고 주장했다.

2025년 법원행정처 통계에 따르면 촉법소년은 2만1천958명으로 2021년(1만26명)에 비해 83% 증가했다.

특히 보호처분을 받은 촉법소년의 범죄유형을 보면 강간, 강제추행, 성폭력, 청소년 성 보호법 위반 등 성범죄가 2021년 818명에서 2025년 1천268명으로 55% 증가했다.

손 검사는 "이러한 중대한 범죄에 대해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과 분노가 거의 모든 조사에서 연령 하향에 대한 찬성하는 의견이 다수인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 입장인 박선영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촉법소년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이는 경미한 범죄까지 포함한 수치라며 반박했다.

박 교수는 "2021년 대비 2025년에 법원에서 소년보호 재판받은 촉법소년은 9천900여명 증가했지만, 이는 경찰에서 검거한 모든 촉법소년을 법원 소년부로 보내야 하는 소년범의 체계와 관련이 있다"며 "경찰 단계에서 조사, 훈방, 선도 조치 될만한 경미한 사건까지 모두 포함된 숫자"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소년보호 재판을 받은 2만2천여 명의 촉법소년 가운데 47%인 1만400여명만 보호처분을 받았다"며 "나머지 약 53%인 1만1천여 명은 사안이 경미하거나 피해자와 화해하거나 피해를 변제, 조사 결과 범죄가 아닌 경우 등에 해당해 심리 불개시, 불처분 결정 등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실질적 회복 돕는 소년사법 개혁을" "실질적 회복 돕는 소년사법 개혁을"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인권포럼 등 15개 단체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께 보내는 서한을 낭독하고 있다. 2026.4.9 kjhpress@yna.co.kr

◇ "형벌의 응보적 정의 실현" vs "청소년 발달기 고려"

손 검사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형벌의 응보적 정의 실현'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응보적 관점이란 잘못된 행동에 비례하는 벌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손 검사는 "보호처분과 형법상 처벌은 목적과 효과에서 차이가 있다"며 "보호처분은 소년의 환경과 개인적 특성을 근거로 해 처분 수준을 결정하고 전과기록도 남지 않지만, 형벌은 책임이 있는 만큼 벌을 주고 전과기록도 남는다"고 말했다.

손 검사는 "보호처분의 소년원 수용과 형사처벌의 교도소 수용은 기간의 측면만 봐도 명확히 다르다"며 "촉법소년은 살인죄 등 중범죄를 저질러도 최대 2년까지만 소년원 수용이 가능한데 현실에서는 그 2년마저 끝까지 수용되는 경우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소년원 평균 수용 기간을 살펴보면 소년보호재판으로 9호, 10분 송치 처분을 받더라도 평균적으로 법에서 정한 기간의 약 60%의 기간만 채운 후 소년원을 나왔다.

박 교수는 청소년기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기는 자기통제, 계획, 충동 조절과 관련된 뇌 기능이 성숙해가는 시기이고 이로 인해 또래 간의 갈등 등 감정이 격해지기 쉬운 상황에서 위험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엔 아동 권리위원회는 청소년기 뇌 기증 발달 특성과 권리보호 관점을 종합해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최소 14세 이상으로 둘 것을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손 검사는 "뇌 발달 상태는 처벌 여부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며 "청소년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더라고 반복되거나 흉포한 범죄를 비롯해 성폭력, 디지털 성범죄처럼 사회적 피해가 큰 유형에 대한 처벌 가능성 자체를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소년범죄가 실제로 얼마나 흉포화해졌는지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보호처분을 받은 13세 촉법소년 4천405명 중 흉포하다고 할만한 범죄를 저질러 9호 또는 10호 처분을 받은 촉법소년은 2.2%로 비교적 적다"며 "흉포화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제도 악용 소년에 경각심" vs "엄벌주의 효과 근거 부족"

연령 하향 찬성 측은 연령 하향으로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제도를 악용해 재범을 반복하거나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는 소년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상징적으로라도 연령 하향이 형사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일으켜 범죄를 억제하는 일반 예방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검사는 "반대 측에선 연령 하향이 범죄 억제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처벌의 목적은 범죄 억제뿐만 아니라 발생한 행위에 대해 책임지게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행위에 맞는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범죄의 무게에 합당한 처벌을 내려 피해자의 억울함 해소하고 법의 엄중함과 공정함을 회복할 수 있다"며 "연령을 하향해도 경찰, 검찰, 법원의 각 단계에서 여전히 소년에 대해서는 보호처분을 통한 교육과 선도가 우선되고 일부 잔혹한 범죄에 대해 극히 제한적으로 형사처벌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 측인 박 교수는 "연령 하향은 13세 소년에게 징역이나 금고 실형을 선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엄하게 처벌하자는 것인데, 엄벌주의가 소년의 범죄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덴마크 사례를 들었다.

2010년 덴마크 정부는 소년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내세워 형사책임 연령을 기존의 15세에서 14세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법 시행 후 1년 반 동안 억제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고, 14세 형사처벌 대상자의 18개월 내 재범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 교수는 "보호처분과 달리 형벌은 전과가 남아 취업과 진학에서 불이익을 받고 학교와 사회로부터 고립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고립으로 인해 또 다른 범죄에 빠지도록 유도하는 것보다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지내도록 재사회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촉법소년 연령 조정에 대한 의견이 있는 국민은 24일까지 성평등부 누리집(www.mogef.go.kr) 내 '국민참여-온라인(전자)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전할 수 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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