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ㅣ방탄소년단의 정규 5집 앨범 ‘아리랑(ARIRANG)’이 빌보드 메인 차트를 석권하며 또 한 번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는 가운데,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앨범 제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방시혁 의장은 지난 8일(현지 시간)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의 ‘아리랑’ 앨범의 제작 방향성에 대해 “BTS 2.0은 과거의 연장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언이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번 앨범의 음악적 본질’에 대해 방 의장은 멤버들에게 직접 전했던 말을 인용해 그 뜻을 전했다. 그는 “만약 데뷔 앨범 '2 Cool 4 Skool'을 발표했던 BTS가 지난 13년간 장르의 변화나 활동 영역 확장 없이 그때의 정체성을 유지했다면, (시간이 지나 성장을 이룬 BTS가) 지금 시대를 이끌어갈 어떤 음악을 만들었을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가는 여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보이밴드’를 넘어 ‘아티스트’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이 BTS 멤버들과 자신이 바랐던 이번 앨범의 목표였음을 언급한 방 의장은 “과거의 영광에 안주가 아닌 자신들의 뿌리로 돌아가 지금 이 시대에 오직 BTS만이 던질 수 있는 화두를 음악으로 증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회고했다.
목표는 명확했다.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은 명확하지 않았기에 창작의 고뇌가 컸음을 토로했다. 방 의장은 “이러한 작업은 때로 아티스트의 영혼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자신의 취약함까지 고스란히 보여줘야 하는 과정”이라며 “그렇기에 이번 음반은 현재의 BTS 그 자체이자 진솔한 영혼의 고백이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밴드 그 자체를 유지하면서 기존의 선입견을 깨고 정체성의 완전한 전환을 증명해낸 사례는 전무후무하다”면서 “가장 방탄소년단스러운 것을 하자는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과거 답습이 아닌 새로운 시도를 했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가장 방탄소년단스러운 색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앨범 출시 후 ‘BTS 2.0’의 방향성을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했다. 간극의 해소를 위한 멤버들과 제작진 간의 깊은 고민이 있었음을 솔직히 밝힌 방 의장은 시각적 문법과 퍼포먼스 측면에서의 변화에 대해 강조했다.
방 의장은 “아티스트를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돋보이게 하는 방법론을 완전히 내려놓는 대신 음반의 메시지에 충실 하려 했다”며 “외면의 화려함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멤버들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새로운 시각을 도입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퍼포먼스에서는 음악이 들리게 하는 방식으로 기획을 했다”며 “멤버들에게도 ‘예전 같은 격렬한 안무는 오히려 음악을 가릴 뿐이고 너희의 무게감에 맞지 않는다. 새 시대를 열기로 했으니 음악을 들리게 하는 새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방 의장이 BTS의 새 앨범 프로듀싱을 총괄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그는 “군 복무 중이던 BTS 멤버들의 권유로 프로듀싱을 시작하게 됐다”며 “멤버들의 신뢰가 담긴 요청에 프로듀서직을 맡기로 했지만, 방탄소년단과 같은 상징적인 그룹과 함께 작업하는 것에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작업 과정에서 경험한 멤버들의 비약적 성장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방 의장은 “일례로 V는 이전 방탄소년단 앨범에서 곡을 많이 작업하거나 수록한 멤버가 아니었는데 이번에 작업한 ‘Into the Sun’을 처음 듣는데 정말 잘 나와 놀랐다”며 “V뿐 아니라 멤버들 모두 역량이 크게 성장한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멤버들의 초반 반대에도 ‘2.0’을 앨범에 싣기까지의 에피소드도 전했다. 방 의장은 “이 곡은 다이나믹하게 터뜨리는 기존 스타일이 아니라, 에너지를 안으로 꾹 누르듯 응집시키면서도 BTS의 헤리티지를 정교하게 담아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트랙이었기 때문이라고 멤버들을 설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우여곡절 끝에 수록된 ‘2.0’은 빌보드 핫100 중 50위에 올랐으며,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오마주한 뮤직비디오 조회 수는 3700만회를 넘어서는 등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앨범의 메인 테마인 ‘아리랑’에 대해 방 의장은 “ ‘아리랑’은 방탄소년단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 찾아가고 나아가야 할 인생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나침반으로서 가장 완벽한 테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치열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신보에 대한 멤버들은 반응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그는 “멤버들과 ‘아리랑’ 전곡을 집중해서 들어봤는데, 우리끼리 농담처럼 '이번 앨범 명반이다'고 하면서 앨범 전곡을 두 번이나 들었다”며 “멤버들이 정말 하고싶은 이야기, 담고 싶은 색깔을 담았기 때문에 ‘이번 앨범 정말 자신 있다’는 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뿌듯함을 내비쳤다.
BTS 멤버들의 자신감은 적중했다. 앨범 ‘ARIRANG’에 대한 글로벌 반응은 열광적인 수준. 특히 1번 트랙 ‘Body to Body’에 삽입된 민요 ‘아리랑’을 전 세계인이 떼창하는 모습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방 의장은 “처음에는 민요 ‘아리랑’ 삽입과 관련해 멤버들과 스태프들 사이에서 여러 논의와 이견이 있었다”며 “처음에는 '국뽕 마케팅'처럼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에 멤버들이 주변에 들려주니 한국인들은 모두 ‘아리랑’이 나올 때 소름이 돋고 감동이라는 평을 들었다며 이번에도 형이 맞았던 것 같다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방 의장은 “이번 앨범이 K-팝 시장의 재도약을 위한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아티스트 커리어의 질적 전환은 물론, CD 중심에서 바이닐(LP)로 소비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증명하 듯 방탄소년단의 이번 앨범은 LP 제작 비중을 대폭 늘렸음에도 일부 에디션이 품절되는 등 시장의 변화를 입증했다.
마지막으로 방 의장은 “방탄소년단은 이제 ‘한국 대표’라는 의미를 넘어 글로벌 대중이 사랑하는 하나의 ‘아이콘’이자 ‘관광지’ 같은 존재가 됐다”며 “이번 활동이 한국 음악 시장 전반에 새로운 활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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