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아르네 슬롯 감독이 지난여름 투자 효과를 전혀 못살리고 있다. 경쟁력을 발휘해야 할 유럽 대항전에서 스코어로 담을 수 없는 완패를 당했다.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을 치른 리버풀이 파리생제르맹(PSG)에 0-2로 패배했다. 2차전은 6일 뒤 리버풀의 홈인 안필드에서 열린다.
이날 리버풀은 PSG를 상대로 경기 전부터 엉덩이를 뒤로 뺐다. 조 고메스, 버질 판다이크, 이브라히마 코나테로 스리백을 세우며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기동력과 파괴력을 두루 갖춘 PSG 공격진에 맞대응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그러나 누가 봐도 버티기 위해 세운 수비벽이 90분 내내 제 역할을 발휘하지 못했다. 선수 기량 문제보단 대책 없이 수비 숫자만 늘린 슬롯 감독의 허술한 전술 역량이 패착이었다.
리버풀은 PSG 공격 속도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전반 11분 왼쪽으로 움직인 데지레 두에가 우스만 뎀벨레 패스를 받았고 유연한 턴으로 수비 사이에서 공을 지켰다. 이후 과감한 터닝슛이 뚝 떨어지는 궤적을 그리고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1분에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주앙 네베스의 스루패스를 받아 문전까지 뚫고 들어갔다. 골키퍼 기오르기 마마르다슈빌리까지 돌파하며 골대 정면으로 차 넣었다.
리버풀은 이렇다 할 공격도 펼쳐보지 못한 채 완패를 당했다. 이날 리버풀은 전체 슈팅 3회를 기록했고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그동안 PSG에 슈팅 18회 중 유효슈팅 6방을 얻어맞았다. 심지어 이날 PSG는 리버풀 박스 안에서 터치 40회를 기록할 정도로 리버풀의 진영은 철저히 유린됐다.
리버풀의 경기력이 도마에 올랐다. 시작부터 파이브백을 구축하는 수세를 택했는데도 일방적인 공격을 허용했다. 스코어만 2점 차였지, 경기 내용까지 결과에 반영됐다면 대량 실점 참사를 당할 뻔한 처사였다.
경기 종료 후 슬롯 감독의 인터뷰 때문에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슬롯 감독은 “0-2로 진 것이 외려 운이 좋았다고 느낀다. 상대는 득점 외에도 훨씬 더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아직 승부가 남아 있다는 건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다. 작년에도 여기서 1-0으로 이겼지만, 경기 양상은 거의 같았다. 그리고 안필드에서 열린 2차전에서 완전히 다른 경기가 됐다. 안필드가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아직 승부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 만족한다”라며 선전을 약속했다. 그런데 예시로 든 ‘2차전’은 리버풀이 PSG 상대로 홈에서 16강 탈락한 경기라 적절한 예시인지 의문을 자아낸다.
계속해서 슬롯 감독은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홧신이 있다. 회복할 시간도, 준비할 시간도 부족하지만, 지난 시즌 안필드에서 홈경기처럼 훨씬 더 비슷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며 불필요한 핑곗거리를 서두에 던지면서 역전을 각오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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